4분기 0.84% 이상 성장해야 연간 2.7% 성장 턱걸이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로 잠정 집계됐다.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올해 들어 분기 성장률은 1분기 1.0%를 기록했다가 2분기와 3분기 연속 0.6%에 머물렀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설비투자(0.3%포인트)가 상향조정되고 건설투자(-0.3%포인트)와 민간소비(-0.1%포인트)는 하향 조정됐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2.0% 성장했다. 2009년 3분기(0.9%)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로, 여기에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9월에 있다 보니 3분기 영업일수가 줄어 생산량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3.9%)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민간소비(+0.5%)도 완만하게나마 개선됐다. 반면 설비투자(-4.4%)와 건설투자(-6.7%)가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들면서 1998년 4분기(-17.8%)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기여도 면에선 수출(+1.7%포인트)과 소비(+0.5%포인트)가 성장세를 주도하고 건설투자(-1.1%포인트)와 설비투자(-0.4%포인트)는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양상을 보였다. 재정지출 측면에선 건강보험 급여를 중심으로 정부소비가 1.5% 늘었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축소 영향으로 정부투자는 0.4% 감소하면서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이례적 상황이 빚어졌다.
국민 실질소득 지표인 국민총소득(GNI)은 0.7% 늘어나며 GDP 성장률을 앞섰다. GDP는 0.6% 성장했는데 GNI는 되레 1.0% 줄었던 직전 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GNI는 GDP 중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가는 소득(국외지급 요소소득)을 빼고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국외수취 요소소득)은 더해서 구하는데, 3분기 해외주식 투자 등을 통해 국외수취 요소소득이 늘어난 것이 GNI 증가율이 GDP를 앞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난 소득이 온전히 소비 증가로 연결되진 못했다. 최종소비지출 증가폭(+0.8%포인트)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2.1%)을 밑돌면서 3분기 저축률은 전분기보다 0.8%포인트 오른 35.4%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한은 전망대로 올해 2.7% 성장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0.84% 이상 성장해야 한다. 한은은 △6월 지방선거로 미뤄졌던 지방재정 지출이 본격화하고 △동남아 관광객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증가하는 점을 들어 2.7% 성장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승철 국민계정부장은 “10월 중앙 및 지방정부 소비지출이 전년동월 대비 20% 이상 늘어나는 등 지방 재정집행이 본격화하고 있고, 10월 입국자 수 또한 1년 전보다 30.4% 늘어나며 사드 갈등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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