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눈빛이 사연 있어 보이는 눈빛 이래요.(웃음)”
또래 배우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신은수 표 ‘사연 있는 눈빛’은 배우로서 그녀를 특별하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다.
눈빛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는 신은수가 아직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의 어린 나이라는 사실을 종종 망각하게 만든다. 덕분에 그녀는 나이답지 않게 데뷔 이래 줄곧 어둡고 사연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왠지 모르게 실제로도 차분하고 숫기가 없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한 신은수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자신을 ‘핵 인싸’라 칭하며 유행어에 열광하고, 학교생활과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에 쉴 새 없는 수다를 이어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소녀였다. 그러면서도 연기에 대한 대화에서만큼은 진지한 모습으로 프로의 향기를 풍기는 신은수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무서운 신예임에 틀림없었다.
지난 27일 MBC ‘배드파파’가 종영한 직후 기자를 만난 신은수는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불과 며칠 전까지 촬영을 했던 터라 아직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며 “특히 감정 신을 찍을 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고, 연기적인 표현에 있어서도 많은 고민을 했던 작품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작인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호흡을 맞췄던 강동원을 시작으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전지현의 아역으로 출연 하는 등 유난히 유명한 선배 배우들과 자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신은수. 이번 작품에서는 장혁을 비롯해 손여은 등과 호흡을 맞추며 또 한 번 성장을 거듭했다.
“두 분(장혁, 손여은) 다 너무 잘 해주셔서 작품을 하면서 많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했고, 연기적으로도 제가 영선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해 나감에 있어서 다양한 조언도 해 주셨었죠. 아무래도 이번 작품은 서로의 정서적 합이 잘 맞아야 했던 작품이었는데, 선배님들 덕분에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신은수는 ‘배드파파’를 통해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법을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드라마는 상황이 빨리빨리 흘러가다 보니까 캐릭터 안에 제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같더라고요. 덕분에 극의 전체적인 흐름, 맥락을 보는 법을 배울 수 있었죠. 특히 장혁 선배님이랑 (손)여은 언니가 연기 하실 때 감독님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시는 걸 보고 ‘나도 극의 흐름을 알고 있어야겠다’는 걸 느꼈어요.”
2016년 열 다섯 살의 나이로 데뷔한 신은수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10대 배우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많은 10대 배우 분들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아주신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커요. 부담이 생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주변 선배님들께서 ‘잘 하고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즐기면서 하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즐기면서 차근차근 해 나가려고 해요. 그러다보면 더 좋게 봐 주시지 않을까요?”
올해로 데뷔 2주년을 맞이한 신은수는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 “어린 시절 시작한 연예계 활동이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다”는 어른스러운 생각을 전한 신은수는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도, 캐릭터도 많다고 덧붙엿다.
“지금까지 한 캐릭터들이 보통 다 어두운 캐릭터들이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밝은 캐릭터도 잘 소화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저는 사실 원래 밝은 성격인데.(웃음)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게 되면 연기적인 폭도 넓어지고 실력도 늘 수 있을 것 같아요. 원하는 장르요? 로코물 속 밝은 캐릭터도 좋고, 공포나 스릴러 장르물도 해 보고 싶어요.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바로 차기작을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올 한해도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신은수는 내년에도 변함 없이 성실한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짧은 인터뷰만으로도 자신의 매력을 유감없이 전한 신은수는 마지막으로 “진짜 저의 모습을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귀여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지금 꾸밈없는 제 모습 그대로를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저를 보시는 분들도 진짜 저의 모습을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그게 저의 목표에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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