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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등쌀에 소로스 설립 대학 결국 빈으로 이전

입력
2018.12.0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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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U 총장 “유럽에는 암흑의 날" 

조지 소로스. AP 연합뉴스
조지 소로스. AP 연합뉴스

헝가리계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부다페스트에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U)이 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캠퍼스로 주요 학사 업무를 이전하기로 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CEU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전 사실을 확정했다. 그는 “CEU는 쫓겨났다. 전례 없는 일”이라며 “미국 교육기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맹국으로부터 쫓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그나티에프 총장은 또 헝가리 정부를 겨냥해 “명망 있는 대학을 마음대로 쫓아내는 것은 명백히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유럽과 헝가리에 암흑 같은 날”이라고 비판했다. 헝가리는 지난해 4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면서 본국에 캠퍼스가 없는 외국 교육기관은 헝가리에서 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헝가리 정부를 비판하며 시민단체를 지원해온 조지 소로스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에 캠퍼스가 없는 CEU를 퇴출하려고 만든 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국무부가 차별적 조치를 중단하라며 항의했지만 헝가리는 CEU에 거듭 개정법을 준수하라고 압박했고 결국 CEU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캠퍼스 이전을 결정했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CEU에 등록돼 있다.

1991년 설립된 CEU는 헝가리에서는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손꼽히는 교육기관이다. 동유럽에서 유일하게 미국식 경영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반(反)이민정책으로 인기를 얻은 4선 총리 빅토르 오르반은 “시민단체를 통해 무슬림 난민들을 헝가리에 유입시켜 유럽문화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소로스를 공격해왔다. 이그나티에프 총장은 부다페스트 캠퍼스는 그대로 둘 것이며 이미 등록한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계속 다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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