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리그 대상 시상식
울산 미드필더 한승규(22)와 전북 골키퍼 송범근(21)은 절친이자 선의의 경쟁자다. 이번 시즌 각각 31경기(한승규), 30경기(송범근)를 소화하면서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난 둘은 시즌종료 후 나란히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데뷔 3년차 이하 선수가운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이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은 신예라면 누구나 품고 싶은 트로피다.
올해 둘의 활약상을 되짚어보면 누가 수상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접전이었다. 울산의 주축 미드필더 한승규는 5골 7도움의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FA컵 결승행을 견인했다. 프로데뷔 첫해인 올해 리그 최강 전북의 주전 수문장을 꿰찬 송범근은 시즌 내내 18실점만 기록했다. 무실점 경기만 해도 김풍주(54)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1991년 세운 최다기록(20경기)에 단 한 경기 부족한 19경기다.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 2018’에 참석한 둘은 경쟁구도를 의식한 듯 시상식 전 사전인터뷰 때 나란히 앉아 취재진을 맞았다. 송범근은 한승규에게 줄 꽃다발을 미리 준비했고, 한승규는 송범근이 수상하면 손 하트로 축하해주겠다고 했다. K리그1 각 팀 주장과 감독,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 수상자는 한승규였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를 열어보니 59.39점을 받은 한승규가 15.74점을 기록한 송범근을 훌쩍 앞섰다.
영플레이어상 트로피를 거머쥔 한승규는 지난해 수상자인 동갑내기 김민재(22)를 언급하면서 “지난해 민재가 이 상을 받는 모습을 TV로 보면서, 내년엔 내가 이 상을 꼭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올해 또래 선수들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면서 마음고생 했던 그는, 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듯 싱글벙글했다.
최우수감독상은 전북의 6번째 우승을 이끈 최강희 감독에게 돌아갔다. 전북은 올해 최초의 스플릿 라운드 전 우승 확정과 승강제 실시 후 최다승점(86)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오는 14일 중국으로 떠나 톈진 취안젠 감독으로 부임하는 그는 “K리그가 성장하기 위해선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K리그 발전을 기원하면서 떠난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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