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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저유가가 마냥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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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저유가가 마냥 좋을까?

입력
2018.12.03 18:08
수정
2018.12.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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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018년 원유 가격 변동 표. WSJ
2000~2018년 원유 가격 변동 표. WSJ

미국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되면서 유가하락은 더 이상 호재가 아니게 됐다. “저유가는 대규모 감세효과”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은 미국에 불고있는 셰일오일 붐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저유가가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유가하락이 이익이 되지만, 비싸게 원유를 팔아야 하는 공급자가 된 미국에게 저유가가 무조건 플러스 요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2012년 시작된 셰일오일 붐으로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2배 이상 늘어났다. 생산량 증가로 저유가가 실현됐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원유생산기업 수익손실로 이어지면서 관련 일자리는 줄었다. 지난 달 22% 가까운 유가하락을 일반 소비자들은 두 팔을 벌려 반겼지만, 오히려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의 우려는 깊어졌다.

텍사스와 노스다코다주 등 셰일오일의 주 생산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하락 압박에 반대하는 것도 마찬가지 논리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4년 급격한 유가하락으로 일자리가 수십 만개 이상 사라지고, 현금유동성이 위축된 기업들이 줄도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이제 미국은 유가하락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처럼 반응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저유가 기조는 그런 변화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격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셰일오일의 특징도 저유가를 무작정 반길 수 없는 이유가 된다. 현재 미국 원유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셰일오일은 해저 원유 개발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훨씬 적게 든다.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생산량을 쉽게 감축할 수 없는 해저원유사업과 달리 셰일오일생산자는 신속하게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 저유가 시 이들이 일시적으로 감산에 들어갈 경우 제조업ㆍ교통ㆍ물류 등 다른 분야에서 피해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거대기업이 아닌 중소업체들이 셰일오일 붐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 자본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지만, 유가하락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영세한 개발업체들은 직격탄을 맞는다. 이런 분석에 대해 캔자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학자 니다 카리크 말렉은 “저유가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0.3%를 하락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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