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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일본 도입 51년 만에… 주머니 속 친구 ‘삐삐’ 추억 속으로

입력
2018.12.03 16:54
수정
2018.12.03 19:4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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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00만 계약 최전성기… 2013년부턴 1500명 대상 운영

일본 유일의 무선호출 서비스 제공업체인 도쿄텔레메시지가 내년 9월말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NHK가 3일 보도했다. NHK 캡처
일본 유일의 무선호출 서비스 제공업체인 도쿄텔레메시지가 내년 9월말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NHK가 3일 보도했다. NHK 캡처

일본에서 1990년대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무선호출기 ‘삐삐(일본명은 포켓벨)’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NHK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3일 일본 유일의 무선호출서비스 제공업체인 도쿄텔레메시지가 내년 9월 말 서비스를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선 1968년 ‘삐삐’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이후 51년 만에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삐삐를 활용한 무선호출서비스는 1968년 전신전화공사(현 NTT)가 시작했다. 당시엔 삐삐 번호로 전화를 걸면 소리가 울리는 기능뿐이었으나 현장 업무가 많은 영업사원에게 즉각적으로 연락을 보내는 유용한 도구로 인기를 끌었다. 1985년 이후 단말기 화면에 숫자를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숫자를 활용해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이 여고생 등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전파됐다. 한국의 ‘8282(빨리빨리)’처럼 일본에선 ‘0840(おはようㆍ안녕)’, ‘4649(よろしくㆍ잘 부탁해) 등이 당시 유행했던 표현들이다.

문자를 표시하는 기능이 추가 보급되면서 삐삐로 대화를 나누는 벨토모(포켓벨과 일본어로 친구를 뜻하는 도모다치의 합성어)가 사회현상이 되기도 했다. NTT 외에 서비스 제공업체가 생겨나면서 1996년 서비스 계약 건수가 1,061만 건에 달하는 등 시대를 풍미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보급 이후 가입자가 급감하면서 전국 대상 서비스를 제공했던 NTT도코모가 2007년 사업을 종료했다.

지난해 오키나와(沖縄)를 대상으로 운영했던 오키나와텔레서비스가 서비스를 종료했고, 도쿄텔레메시지는 2013년 이후 신규 가입을 받지 않은 채 도쿄와 수도권에서 의료인 등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향후 수익 전망이 없다는 이유로 내년 말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이다. 도쿄텔레메시지는 향후 무선호출용 전파를 지방자치단체의 방재정보 제공 서비스에 이용할 방침이다. 일본 지자체는 재해 시 스피커를 통해 안내방송을 보내고 있으나, 폭우 등으로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 주파수 대역으로도 가정에 비치된 전용단말기로 대피 지시 안내방송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에선 서울이동통신이 무선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만6,000여명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선 메시지 전달 외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및 물류관제 등의 위치 추적 등에 활용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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