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일시 봉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3일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2,130선까지 뛰어오르고 코스닥도 2% 가까이 상승하면서 710선에 근접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하락(원화 강세)하며 두 달여 만에 가장 낮아졌다.
이날 코스피는 1.67%(35.07포인트) 오른 2,131.9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장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3,251억원어치, 기관은 1,330억원어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1.97%(13.70포인트) 오른 709.46을 기록했다. 외국인(302억원)과 기관(855억원) 모두 주식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상승하면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57% 각각 올랐다.
냉랭하던 증시 분위기가 전환된 계기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성사된 미중 정상의 만남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업무만찬을 열고 90일간 무역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당초 내년 1월 1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합의로 계획을 보류했다. 대신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약속하는 한편,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두 나라의 협상 재개 소식에 무역 전쟁이 완화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중국 정부 입장에서 대미 무역갈등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중국 정부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양보를 통한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은 ‘휴전’일 뿐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양국 간 무역갈등을 단기간에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합의로 중국이 시간을 번 것뿐”이라며 “완전한 합의가 아닌 만큼 증시 분위기를 본격 반전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달러당 10.5원 하락한 1,110.7원을 기록했다. 9월 28일(1,109.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낙폭으로는 지난달 2일(16.5원) 이후 한 달 만에 최대치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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