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회 연속 본선행… 선수들 SNS홍보에 3132명 응원 와
한국 남자 농구가 ‘약속의 땅’ 부산에서 2회 연속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김상식(50)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농구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E조 홈 경기에서 요르단을 88-67로 꺾었다. 지난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레바논을 제압한 데 이어 홈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대표팀은 8승2패로 남은 원정 2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조 2위를 확정했다. 조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티켓 가운데 1위 뉴질랜드(9승1패)와 한국이 먼저 가져갔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농구월드컵으로 바뀐 2014년 스페인 대회부터 2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2014년 월드컵 전 마지막 본선 진출은 1998년 대회였다.
대표팀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세계 정상급 센터 야오밍이 버텼던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장소를 16년 만에 다시 찾아 또 한번의 쾌거를 이뤘다. ‘약속의 땅’이 된 이 곳은 지난달 29일 레바논전 당시 1,949명을 동원하는데 그쳤지만 이날은 대표팀 선수들이 직접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응원을 와달라’는 당부 속에 3,132명이 와서 열띤 응원을 보냈다. 경기 종료 4분19초 전 20점차로 벌리며 본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순간 김선형(SK)이 양 손을 들어 관중의 환호를 유도할 때는 가장 큰 함성이 쏟아졌다.
전반을 32-30으로 근소하게 앞선 대표팀은 후반에 폭발했다. 양희종(KGC인삼공사)이 3쿼터 초반 속공 2점에 이은 3점포를 꽂아 41-32로 달아났다. 또 오세근(KGC인삼공사)이 골 밑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해 3점 파울을 완성하며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4쿼터 초반 요르단의 공세에 잠시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정현(KCC)의 3점슛이 잇달아 터져 64-51로 승기를 굳혔다. 전의를 상실한 요르단이 51점에 묶인 사이 거침 없이 몰아쳐 종료 3분50초 전 76-51, 25점 차까지 벌렸다. 슈터 이정현이 3점슛 3개 포함 팀 내 최다인 19점을 폭발했고, 귀화선수 라건아(현대모비스)는 13점 16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작성했다.
김상식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앞둔 경기라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며 “선수들에게 ‘농구가 침체됐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줘 붐을 일으켜보자’는 주문을 했다. 선수들이 매우 잘해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현은 “TV로 봤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현장에서 16년 만에 본선을 확정해 기분 좋다”면서 “한국 농구가 경쟁력 있고,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SNS로 선수들이 직접 홍보에 나선 것에 대해선 “예전 고양 홈 경기 때 너무 적은 관중에 선수들이 충격 받았었다”며 “우리가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많이 찾아주셨다”고 안도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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