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 유산 등재 2주년을 맞아 제주해녀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색다른 트레킹 코스가 문을 열었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해녀 문화를 걸으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제주해녀박물관 일대에 조성된 '숨비소리길'이 지난 1일 개장했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잠수하기 직전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물 속에서 들어가 해산물 등을 채취한 후 물 위로 올라왔을 때 허파에 압축됐던 공기가 입 밖으로 한꺼번에 새어나오면서 나는 소리로, 긴 휘파람 소리 같이 들린다. 숨비소리는 해녀의 고된 물질 작업과 강인한 정신력을 상징한다.
숨비소리길에는 어업문화유산인 ‘불턱’(노천 탈의장)과 ‘성창’(해안가 모래밭), 할망당 등을둘러볼 수 있으며, 해녀박물관에서 해안길을 거쳐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는 4.4㎞ 길이의 코스다. 도보로 2시간가량 소요된다. 숨비소리길은 수십년간 해녀들이 물질과 밭일을 하기 위해 걸어 다녔던 길로, 해설사와 함께 걸으면서 해녀들의 애환과 독특한 해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개발됐다. 이번 숨비소리길을 시작으로 도 전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제주해녀문화는 2016년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해녀의 물질 기술뿐 아니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는 잠수굿, 조류와 바람에 관한 지식, 노동요인 해녀노래, 숨비소리 등을 인류의 정신적 유산으로 인정했다.
홍충희 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은 “숨비소리길은 어디서도 만들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많은 홍보를 통해서 해녀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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