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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하늘색 풍선 관객 1만여명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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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하늘색 풍선 관객 1만여명 합창

입력
2018.12.02 16:51
수정
2018.12.02 19: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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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god 데뷔 20주년 공연

그룹 god 박준형(왼쪽부터), 윤계상, 김태우, 손호영, 데니안이 2일까지 서울 방이동에서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열린 데뷔 20년 기념 공연에서 '길'을 부르고 있다. 싸이더스HQ제공
그룹 god 박준형(왼쪽부터), 윤계상, 김태우, 손호영, 데니안이 2일까지 서울 방이동에서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열린 데뷔 20년 기념 공연에서 '길'을 부르고 있다. 싸이더스HQ제공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지난달 3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그룹 god는 데뷔 20년 공연의 첫 곡으로 ‘길’을 골랐다. 무대 바닥의 ‘무빙 트랙’을 각자 걸으며 노래하던 다섯 사내는 곡이 끝날 무렵 무빙 트랙에서 내려와 서로 어깨동무를 했다. 따로 또 같이, 20년을 함께 한 우정이다.

공연의 백미는 ‘어머님께’. 전주가 흐르자 스크린엔 god가 ‘어머님께’로 활동했던 시절 찍은 옛 사진이 떴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1만여 관객이 쏟아낸 합창은 공연의 절정다웠다. ‘어머님께’ 노래 자체가 이미 관객들 삶의 한 조각이 된 듯했다. ‘애수’ ‘프라이데이 나이트’ ‘거짓말’ 그리고 ‘하늘색 풍선’까지. 20여 히트곡이 3시간 이어지는 동안 객석엔 풍선 모양 응원봉이 만들어낸 ‘하늘색 물결’이 넘실거렸다. god의 상징색인 하늘색 우비를 입고 온 관객도 많았다. 2일까지 사흘간 공연에 3만명이 몰렸다.

1999년 데뷔한 god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보통 날’ 등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곡만 15개를 남겼다.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발라드 곡으로 폭 넓은 사랑을 받은 결과다. 친근한 옆집 청년 같은 이미지도 인기에 밑거름이 됐다. 2000년 MBC 육아 예능 프로그램 ‘god의 육아일기’ 출연은 그 기폭제였다. 배곯았던 연습생 시절, 외모와 나이 등으로 겪었던 데뷔의 어려움 등 ‘인간극장’ 같은 성장사까지 더해졌다. 앞서 데뷔한 H.O.T.와 젝스키스가 ‘신비주의’로 10대들의 우상이 된 것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god는 아이돌그룹 음악에 보편적 스토리텔링을 입혀 성공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god는 22일 부산, 25일 대구를 찾는다. 최근엔 신곡 ‘눈이 내린다’까지 선보였던 god는 내년 초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도 낸다. 손호영은 “우리 체력이 예전 같지 않지만, 숨이 닿는 한 여러분과 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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