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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아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장미 몰래 뽑다 붙잡힌 70대 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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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아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장미 몰래 뽑다 붙잡힌 70대 훈방

입력
2018.12.02 16:57
수정
2018.12.0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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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세종경찰서 전경.
[저작권 한국일보]세종경찰서 전경.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 하천공원의 장미를 뽑아가던 70대가 경찰에 붙잡혔지만 훈방됐다.

2일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고 절도 혐의로 검거된 A(71)씨를 훈방 조치했다.

A씨는 지난달 6일 오후 세종시 첫마을(한솔동) 수변공원 내 장미원에서 장미를 뽑아 차에 싣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A씨는 이날 뇌졸중으로 누워 있는 아내를 위해 장미꽃을 뽑아 가려고 했다. A씨의 아내는 6년 전 쓰러져 장애(3급)까지 얻어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심한 우울증까지 겪고 있다.

A씨는 “장미원에 예쁘게 핀 장미꽃을 본 순간 건강하던 시절 함께 산책을 하며 본 장미를 무척 좋아했던 아내가 아픈 이후 ‘바깥에 나갈 수 없으니 집에 장미꽃을 심어 항상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생각났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런 사연을 들은 뒤 법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며 전원 일치 의견으로 훈방 결정을 했다. 심사위원들은 “장미꽃을 집에 심어 할머니를 기쁘게 해주려 한 할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며 “순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노부부의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훔친 장미꽃도 곧바로 다시 심어놓는 등 피해 회복이 된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주원장 세종서 생활안전과장은 “법을 엄정히 집행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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