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판결 나오기 전 위반도
횟수 산정에 포함시켜
“음주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민 생명ㆍ신체의 위험 예방”
상습 음주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은 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적발’만 되도 가중 처벌을 위한 횟수 산정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최근 음주운전 엄벌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2회 이상 음주운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강씨는 2008년 한 차례 음주운전을 해 벌금 150만원을 확정 받은 후 지난해 2월 추가로 두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검찰은 두 번째 음주운전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강씨가 총 세 차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보고 삼진아웃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현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이 또 음주운전을 하면 징역 1년 이상 3년 이하나 벌금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세 번째 음주운전부터 가중 처벌하는 게 삼진(3진)아웃이다.
문제는 ‘2회 이상’이라는 부분이 ‘유죄 판결 확정’ 인지 ‘단순 적발’인지를 두고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강씨 사건 역시 1심은 삼진아웃 적용이 합당하다고 봤지만 2심은 “유죄 판결 확정 전 단속 사실만으로 법을 위반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죄추정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심 손을 들어주는 취지의 판결로 그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해당 조항(삼진아웃)은 행위 주체를 단순히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람으로 정하고 있고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라며 “이는 준법정신이나 안전의식의 현저한 부족 등을 양형에 반영해 반복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음주운전으로 발생할 국민의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며 교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의 내용과 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2회 이상’은 문언 그대로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해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이 인정되는 사람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주문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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