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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산아제한 대신 출산장려로 변화... 산후도우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8.12.02 15:37
수정
2018.12.02 19: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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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 신세대 출산 늘어나며

시장 규모 2년 만에 두 배로

입주 도우미는 수요 10% 밑돌아

중국의 한 산후도우미 양성 학원에서 교육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중신망
중국의 한 산후도우미 양성 학원에서 교육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중신망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에 사는 장리옌(張麗嫣)씨 부부는 요즘 온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산다. 내년 2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까지 산후도우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8월에 한 도우미소개업체를 통해 한달 동안 입주할 산후도우미를 찾았지만 얼마 전 갑자기 일하기 어렵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당 업체는 당사자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댔지만 장씨는 다른 산모에게서 더 많은 비용을 약속받았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다.

중국에서 산후도우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산후도우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시장 규모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상무부의 ‘가사관리 업종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2,776억위안(약44조9,00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38억위안(약71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산후도우미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전반적인 경제수준 향상과 함께 산아제한 정책이 출산장려 정책으로 바뀐 결과다. 게다가 최근엔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1980~1990년생 신세대의 출산이 늘고 있다. 중국 가사관리 플랫폼인 관자방(管家幫)의 통계를 보면 2008년 베이징에서 산후도우미를 고용한 가정은 25%였지만 2013년에는 40%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0%를 넘어섰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보니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관자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산후조리 서비스 수요는 최소 500만명을 넘어선 데 비해 공급자는 10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입주 산후도우미의 공급은 수요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21차이징은 “조금이라도 유명한 업체 소속 산후도우미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예약 자체가 어렵고 초보자를 구하는 데에도 최소 3개월 전 예약은 필수”라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산후도우미 서비스 요금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채용정보 사이트 58퉁청(同城)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일하는 산후도우미의 평균 월급은 7,350위안(약 118만8,000원)으로 대학졸업자 신입사원의 평균월급 4,000위안(약 64만7,000원)보다 훨씬 많다. 상하이(上海)의 산후도우미 평균 월급은 1만위안(약 162만원)을 넘는다. 네오 블루칼라(고소득을 올리며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생산직 노동자) 직종 가운데 산후도우미는 기준 수입으로 3위 업종이다. 근래 들어선 대졸자들이 산후도우미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지만 관련 규제나 인프라 부족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일부 지역에선 불과 보름간의 교육만 받고도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전국적으로 제도가 통일돼 있지 않다. 산후도우미 양성 학원에 대한 관리ㆍ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장리옌씨의 사례처럼 이미 예약된 가사도우미가 일방적으로 이를 취소하더라도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도 거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21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 “전문 교육과정을 개설해 최소한 2년 학습과 1년 실습을 거치고 별도의 관련 자격증 취득 시험도 치러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소비자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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