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1일 0시를 기해 세계 최초 5세대(G) 통신 전파를 송출하며 ‘5G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4차산업혁명의 기초가 될 5G는 초광대역과 초처지연, 초연결을 특징으로 한다. 최대 전송 속도가 20Gbps로 4G보다 최대 20배 빠르면서 지연 속도는 100분의 1 수준이다. 때문에 5G 시대에서는 초고화질(UHD) 영상이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과 같은 실감형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에 5G 적용한 SK텔레콤
SK텔레콤은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행사를 열고 6대 광역시는 물론 제주도와 독도까지 뻗어 나간 5G 네트워크의 첫 송출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면서 “SK텔레콤은 CDMA 디지털 이동전화부터 4세대통신(LTE)까지 모바일 신세계를 이끌어 온 정보통신기술(ICT) 리더로서 소명감을 갖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선구자가 되자”고 밝혔다.
5G 신호를 이용한 첫 통화는 분당과 서울 명동 사이에서 이뤄졌다. 통화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5G 스마트폰 시제품이 활용됐다. 이후 부산 해운대와 대전 둔산동, 광주 금남로와의 5G 통화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 사장은 “LTE보다 월등히 선명하고 반응속도도 빠른 품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5G 1호 고객사는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명화공업이다. 명화공업은 5G-인공지능(AI) 머신 비전 솔루션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해냈다. 자동차 부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동안 1,200만 화소 카메라로 사진 24장을 다각도로 찍어, 5G 신호로 이를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서버의 AI는 사진 판독을 통해 제품에 결함이 있는지 순식간에 확인한다. 이경윤 명화공업 이사는 “품질 검수 과정에서 대용량 사진 데이터 전송에 고민이 많았는데 5G에서 해답을 찾았다”며 “5G로 정보 고속도로가 뚫린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본격적으로 5G와 AI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박 사장은 “대한민국 5G 상용화를 세계도 주목하고 있다”며 “5G를 찰나의 흔들림 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건강한 긴장감을 갖자”고 당부했다.
◇KT의 1호 고객은 인공지능(AI) 로봇 ‘로타’
KT의 5G 1호 가입자는 사람이 아닌 로봇 ‘로타’다. KT는 1일 0시 5G 전파 송출 직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로타의 5G 통신 1호 가입을 축하했다. KT 관계자는 “5G 1호 가입자로 로타를 선정한 것은 단순한 이동통신 세대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1호 머신 가입자를 시작으로 머신 및 기업간거래(B2B) 파일럿 가입자들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KT는 1일 경기 과천시에 있는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5G 상용 전파 첫 송출 기념 행사를 열었다. KT는 11월까지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의 주요 인파 밀집 지역은 물론 제주도 울릉도 독도 등 도서지역까지 닿는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했다. KT 측은 “앞으로 전국 주요 24개시를 비롯해 고속도로 지하철 KTX 등 주요 이동 경로와 초기 트래픽 집중이 예상되는 대학교와 주변 상권에 우선적으로 5G 네트워크를 추가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지속적인 네트워크 차별화 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5G로 원격제어되는 트랙터 선보이는 LG유플러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일 0시 서울 강서구 마곡 사옥에서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식에 참석했다. 하 부회장은 이날 대전기술원과의 5G 화상통화를 직접 시연해보며 상용 네트워크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화상통화는 대전에서 5G 라우터(삼성 5G 모바일 핫스팟)가 연결된 노트북PC로 5G 영상 데이터를 서울 마곡 사옥에 전송, 서로의 화면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 부회장은 “내년 3월 본격적인 단말기가 출시될 때까지 5G 커버리지 확대에 주력하고 네트워크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 될 5G 서비스가 오늘 이 자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전국 4,100여곳에 5G 기지국을 설치해 3사 중 가장 많은 지역을 선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12월 말까지 5G 기지국을 7,000개 이상 구축할 예정이며, 내년 3월 5G 전용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시점에 맞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과 일부 광역시를 비롯해 약 85개 도시로 5G 커버리지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5G 상용 서비스 첫 고객은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 기업 ‘LS엠트론’이다. LS엠트론은 LG유플러스와 함께 5G 원격제어 트랙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5G 트랙터는 관제 시스템 지도에 이동 경로를 설정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던 트랙터가 설정된 경로로 이동하면서 무인 경작을 한다. 관리자는 마치 실제 트랙터 조종석에 앉은 것처럼 원격 조종하며 관제센터 모니터에서 작업 현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5G 원격제어 기술을 지뢰 제거나 폐기물 처리, 건물 철거 등 위험한 산업 현장의 중장비에 접목해 인명 피해를 방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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