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만명이 앓는 골관절염, 추위에 통증 더 악화
유전자치료제, 3개월 이상 고통받는 환자에 희소식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무릎 통증으로 고통스럽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골관절염 환자는 추위가 닥치면 무릎 주위 근육의 경직과 혈관 수축, 관절 내 관절액 점도가 높아져 관절 기능이 떨어지면 통증이 더 악화한다.
골관절염은 관절 주위의 뼈와 관절막 등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붓기와 열감, 통증 등의 증상이 보인다. 너무 고통스러워 일상생활을 하기조차 어렵다. 게다가 우울감, 무력감 등 정신 문제까지 일으킨다. 골관절염 환자가 2010년 220만명에서 2017년 279만명으로 27% 늘었다. 이 가운데 40~50대 환자가 2010년 75만명에서 2017년 82만명으로 9%가량 늘었다.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관절염 발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데다 발병 연령까지 낮아져 예방과 치료가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그러나 골관절염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완치는 어렵다. 하지만 상황과 병기(病期)에 맞는 치료법으로 통증을 줄이고 질환 악화를 늦출 수는 있다.
골관절염 환자는 무릎 통증이 생겨도 퇴행에 따른 증상으로 여겨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질환이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증상이 빨리 악화되고 원래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통증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인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골관절염 초기는 통증이 심하지 않고, 통증 발생 주기도 길다. 때문에 관절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운동 치료, 소염진통제나 히알루론산, 스테로이드 주사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게 흠이다. 또한 장기간 투여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고령층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연골이 많이 손상돼 기존 약물로는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없는 말기 환자라면 인공관절 수술, 관절내시경수술, 절골술과 같은 수술을 진행하면 된다. 대표적인 수술 치료인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관절 부위를 인공 보형물로 바꾸는 수술이다. 일반적으로 15~20년 정도인 인공관절 수명과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고려해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게 좋다.
문제는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60세 전후의 중등도 골관절염 환자가 수술을 받기 전까지 받을 수 있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등도 골관절염 환자는 수술하기 전까지 보존적 치료를 받다가 증상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면서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는 ‘치료 공백’이 생긴다.
다행히 최근 이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세계에서 첫 개발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다. 인보사-케이는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되는 중등도 관절염 환자가 대상이다. 상처 회복과 면역 조절을 유도하는 유전자 도입 세포를 활용해 염증의 악순환 메커니즘을 차단해 골관절염 악화를 늦추고, 통증 완화, 관절 기능도 개선한다.
인보사-케이는 절개가 필요 없는 주사 형태로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1회 시술 시 최대 3년까지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3~6개월의 회복기간이 필요한 수술과 달리, 시술 후 2시간 후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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