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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아스피린 대란’ 아직도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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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아스피린 대란’ 아직도 진행형?

입력
2018.11.30 15:35
수정
2018.11.30 18:35
7면
0 0

최근 바이엘코리아에는 아스피린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 소비자는 시내버스에 붙어 있는 아스피린 재출시 광고를 보고 약국에 갔는데, 약사가 제품이 안 나왔다는 말을 반복해 답답해했다는데요.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됐던 ‘아스피린 대란’이 종료된 지 3개월이 넘었는데도 잘못된 정보가 여전한 모양입니다.

아스피린 대란의 시작은 2016년 12월입니다. 제조사인 바이엘은 해열진통소염제 ‘아스피린정 500㎎’의 용출률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회수에 들어갔습니다. 용출률은 약 성분이 몸에 들어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용하는지를 뜻하는 수치로, 바이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보다 높은 자체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당시 아시아에 유통되는 아스피린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됐는데요. 이후 바이엘은 인도네시아 아스피린 생산라인을 독일로 이전했고, 추가 설비투자를 마친 뒤 올 8월 아시아에 아스피린 공급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스피린 공급이 중단된 1년 8개월 동안 각종 의혹과 소문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등장했습니다. 경쟁 제약회사들이 담합해 ‘만병통치약’ 아스피린 수입을 금지했다는 주장과, 거꾸로 바이엘이 일부러 한국에만 공급을 막으며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갔습니다. 공급 재개 이후에도 이윤이 적어 바이엘이 재공급 의지가 없다거나 기본적인 부작용이 부담스러워 재판매를 꺼린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일부 인터넷 언론이 기사화하면서 아스피린 대란은 끈질기게 이어졌습니다.

다국적제약사 바이엘의 해열진통소염제 '아스피린정 500mg'. 바이엘코리아 제공
다국적제약사 바이엘의 해열진통소염제 '아스피린정 500mg'. 바이엘코리아 제공
바이엘코리아가 지난 8월 국내에 아스피린 공급을 재개한 뒤 10월 초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내고 있는 광고문. 바이엘코리아 제공
바이엘코리아가 지난 8월 국내에 아스피린 공급을 재개한 뒤 10월 초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내고 있는 광고문. 바이엘코리아 제공

소문과 달리 아스피린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해열진통제가 아닌 심혈관질환 예방용 아스피린이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긴 했지만, 이 역시 학계에서 아직 연구 중이라 최종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위장출혈 등 부작용도 일부 환자에게만 나타납니다. 바이엘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아스피린은 회수 전과 같은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약국이 아스피린 공급 재개 사실을 미처 몰라 약국에 가져다 놓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이면 아스피린이 출시된 지 꼭 120년이 됩니다. 바이엘은 아스피린의 고객 충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하면서도 근거 없는 의혹과 소문에 난처해하고 있습니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 제일 먼저 공급을 재개하려고 노력했는데, 여전히 비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가짜뉴스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일이 더는 없길 바랍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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