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서울지회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ㆍ사립학교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과 관계 없이 폐원ㆍ휴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유총 비대위가 전날 박용진 3법을 ‘악법’이라 부르며 “통과되면 전면 폐원한다”고 공언한 것에 사실상 반기를 든 셈이다. 다만 서울지회 측은 ‘한유총 탈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회장 등 회원 8명은 3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조 교육감을 만나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현 한유총 지도부의 강경 방침에 우려를 전하고 한유총을 대체하는 새로운 단위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으로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유총 서울지회는 이날 면담에서 폐원ㆍ휴원을 하지 않고 사립유치원 사태의 교육적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회 측은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더 이상의 혼란을 정돈하고 학부모와 아이들이 유치원을 신뢰하며 등원할 수 있도록 교육에 집중하고 싶다”며 “유아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학부모의 불안을 일으키는 요소를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및 회계 투명성 확립을 위한 시교육청과의 협상 테이블에도 언제든지 응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감사에 대해서는 “아직 회계교육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국가학교회계시스템)이 적용되는 시점부터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립유치원 현실에 맞는 에듀파인이 만들어지면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비리 사태 이후 한유총 지역지부가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조 교육감은 “어제(29일) 한유총의 강경한 입장 표명으로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오늘 여러분들이 용기를 내준 만큼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향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지회는 그러나 이번 면담이 한유총 탈퇴나 지도부와의 분열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서울지회장은 “우리는 좀 더 합리적이고 온건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면담에 나온 것”이라며 “박용진 3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사립유치원이 살 수 없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