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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사설 읽기] 대법원장을 향한 화염병 공격(Attack on chief justice)

입력
2018.12.01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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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출근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농민 남모(74)씨가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농민 남모(74)씨가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29일자 코리아타임스 사설>

Violence reflects deep distrust in judiciary

폭력은 사법부에 대한 깊은 불신을 반영한다

A disgruntled farmer’s firebomb attack Tuesday on the car of Chief Justice Kim Myeong-su is blatantly in defiance of the rule of law. Whatever the reason, such violence cannot and should not be tolerated under any circumstances.

화요일 불만을 품은 한 농부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가한 화염병 공격은 법치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도 없고 또 되어서도 안 된다.

The incident took place at 9:05 a.m. when the 74-year-old farmer, identified as Nam, threw a Molotov cocktail at Kim’s sedan which was entering the Supreme Court in southern Seoul. One of the back tires of the car caught fire, but security guards immediately extinguished it. Fortunately Kim sustained no injuries.

이 사건은 남씨로 밝혀진 74세 농부가 강남 소재의 대법원에 들어가는 김 대법원장의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오전 9시 5분에 발생했다. 이 차량의 뒷바퀴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경비원이 즉각 불을 껐고, 다행히 김 대법원장은 상해를 입지는 않았다.

It was shocking to see the footage of the suspect rushing toward the car, lighting the Molotov cocktail and hurling it at the vehicle. In just a second, the tire went up in flames. This attack was the first of its kind targeting the head of the Supreme Court, although there has been a similar case targeting a judge.

이 용의자가 차를 향해 돌진해,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이를 차에 던지는 화면을 보니 충격적이다. 곧바로 타이어가 화염에 휩싸였다. 비록 판사를 대상으로 한 유사한 공격이 있었지만, 이번 공격은 대법원장을 겨냥한 첫 번째 사건이다.

In 2007, a university professor fired a crossbow at a senior judge of the Seoul High Court. The professor perpetrated the attack out of a grudge that the judge turned down his appeal that his school unfairly refused to renew his employment contract. At that time, the case, called "crossbow terror," surprised the people who believed such a violent act could only be seen in movies.

2007년 한 대학 교수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발사했다. 이 교수는 그의 학교가 부당하게 고용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는 그의 항고를 기각한 데 원한을 품고 판사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당시 ‘석궁 테러’라 불린 이 사건은 이런 폭력 행위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The crossbow attack paled in comparison with Tuesday’s incident. Nam told the police he carried out the attack because he lost his court battle against the National Agricultural Products Quality Management Service (NAQS) which refused to reissue the eco-friendly certification for the pig feed he had developed.

석궁 공격은 화요일 사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용의자 남씨는 그가 개발한 돼지 사료에 대한 친환경 인증 갱신을 거부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상대로 한 법정 투쟁에서 패했기 때문에 이런 공격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ccording to investigators, Nam had been staging a one-man protest in front of the Supreme Court since Sept. 20. Both district and high courts rejected his claim for compensation for the losses allegedly caused by the NAQS.

수사관에 따르면, 남씨는 9월 20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어왔었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모두 품질관리원에 의해 발생했다고 남씨가 주장하는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Anyone can protest a court decision. But such protest should be made within legal boundaries. Otherwise, any society could be plunged into chaos and cannot uphold the rule of law _ one of the most important pillars buttressing democracy.

어느 누구라도 법원의 결정에 대해 항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항의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혼란으로 빠져들게 되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버팀목의 하나인 법치를 유지할 수가 없다.

We have to take notice of the violent attack because it occurred amid the public’s deep distrust in the judiciary which has come under criticism for abuse of power under the leadership of former Chief Justice Yang Sung-tae. The ongoing investigation is closing in on Yang as he and other senior justices allegedly used trials as bargaining chips in the top court’s dealings with the presidential office of former President Park Geun-hye.

이런 공격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하에서 벌어진 권력 남용 때문에 비난 받아온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깊은 불신 속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사건에 주목해야만 한다. 양 전 대법원장과 여타 고위 대법관들이 대법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와 거래에서 재판을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는 양 전 원장을 겨누고 있다.

Now the judiciary should take radical steps to regain the people’s trust. It must push for reform to be reborn as the last bulwark of justice. For this, judges and justices ought to make all-out efforts to make rulings in a fair and objective manner. If they fail to do so, they cannot prevent a repetition of the firebombing. More seriously, the nation cannot ensure the rule of law.

이제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법부는 정의의 최후의 보루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관과 대법관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판결을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그들이 이런 노력에 실패한다면, 그들은 화염병 공격의 재발을 막을 수가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나라가 법치를 확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성진 코리아타임스 어학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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