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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한마디에… 한은 내년 금리결정 숨통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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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한마디에… 한은 내년 금리결정 숨통 트이나

입력
2018.11.29 17:37
수정
2018.11.29 21:4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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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하강-미국과 금리차 진퇴양난

미국 속도완화 땐 인상 압박 줄어

30일 금통위선 금리 인산 확실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려 개회를 알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려 개회를 알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 시사가 내년 한은 금리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의 바로 밑”이란 파월 의장의 언급이 실제로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 감소로 이어질 경우 한은은 금리 결정에 있어 대미 금리차 확대까지 감안해야 하는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를 변수로는 △물가 △성장률 △금융안정 △환율 등이 꼽힌다. 한은이 통화정책의 양대 책무로 제시하는 물가상승률 관리(목표치 2%)와 성장률 제고의 측면에선 금리를 추가로 올릴 여지가 좁다는 게 한은 안팎의 대체적 견해다. 지난달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2.7%,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에서 1.7%로 낮췄지만 이마저 낙관적 수치라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무디스, 노무라 등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5% 이하로 내다보는 기관도 적잖다. 경기 활력이 떨어지는데 금리를 올려 돈줄을 죄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더구나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두 나라를 최대 수출국으로 둔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비해 금융안정은 여전히 금리 인상 압력이 될 수 있다. 한은이 주시하는 부문은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다. 이 중 가계부채는 완만하게나마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수도권 집값은 정부의 9ㆍ13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금리 결정에 있어 가계부채나 주택가격의 중요도는 약화될 전망이다. 반면 지난달 외국인 주식자금 대규모 이탈과 맞물려 자금 유출 문제는 한층 비중이 커졌다. 특히 연준이 시장 예측대로 올해 1차례, 내년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와의 금리차가 최대 1.5%포인트까지 벌어져 자금 대량 이탈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원화 약세)로 이어지면 자금 유출 규모는 배가될 수 있다.

이러한 진퇴양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한은 입장에선 한숨을 돌릴 만한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면 ‘금리를 올려 대미 금리차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 장소(뉴욕 이코노믹클럽)는 역대 연준 의장들이 통화정책 방향에 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온 곳이라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며 “연준이 다음달엔 예정대로 금리를 올리겠지만 내년엔 인상 횟수를 당초 3회에서 2회 정도로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실물경기가 하강하는 상황에서 내년 한은의 유일한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은 내외금리차”라며 “연준이 내년 두 차례 이하로 금리를 올린다면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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