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독] 빈곤층 소득, 1인 가구 포함하면 더 악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독] 빈곤층 소득, 1인 가구 포함하면 더 악화

입력
2018.11.30 04:40
19면
0 0

 7% 감소한 3분기 1분위 소득 조사 

 통계청은 2인 이상 가구만 대상 

 1인 가구 포함 땐 소득 9.6% 감소 

 독거노인 많은 탓 ‘빈익빈’ 심해져 

 

 “1인 가구 포함한 조사가 현실적” 

소득분위별 소득 증감률. 그래픽=신동준 기자
소득분위별 소득 증감률. 그래픽=신동준 기자

최근 통계청은 가계소득동향 자료를 통해 지난 7~9월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전년동기대비 7.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였다. 1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은 더 쪼그라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1인 가구 포함 가계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3분기 1분위 가구 소득은 한달 평균 69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나 감소했다. 통계청은 매달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집계해 3개월에 한번씩 가계소득동향 자료를 발표한다. 지난 22일 발표된 1분위 가구 소득 감소폭(7.0%)은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3분기 기준 최악의 기록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1인 가구를 포함하면 1분위 소득 감소폭은 이 보다 더 커진다는 얘기다.

특히 1인 가구 포함 시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도 12만5,000원으로 32%, 사업소득은 5만3,000원으로 34%나 급감했다. 이 또한 2인 이상 가구 조사치(근로소득 -22.6%, 사업소득 -13.4%)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2분위(2인 이상 가구 -0.5%→1인 가구 포함 -3.8%)와 3분위(2.1%→-0.1%) 가구의 소득도 모두 더 나빠졌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8.8%→7.8%) 가구의 소득 증가 폭은 축소됐다. 결과적으로 1인 가구 포함 시 ‘빈익빈’ 현상은 더 심해지는 셈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독거노인 가구가 많은 1인 가구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를 포함한 소득통계가 우리나라 가구의 현실을 더 제대로 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1인 가구 증가 등 우리나라 가구 구성의 형태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562만 가구로, 전체 가구(1,967만 가구)의 28.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2005년 20.0%→2010년 23.9%→2015년 27.2% 등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던 지난 8월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소득 분배의 현황과 정책대응 토론회’에서 1인 가구를 포함한 1분기(1~3월) 가계소득동향 분석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통계청도 가계소득동향 조사에서 2인 가구와 더불어 1인 가구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를 포함한 통계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963년부터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소득 통계를 작성해와 1인 가구를 포함한 결과는 통계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반면 세계적으로는 1인 가구를 포함한 가계소득 통계가 ‘표준’으로 통하고 있다. 박 과장은 “가계소득 통계 관련 국제 매뉴얼상에도 가구를 ‘1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별도의 공간에서 독립적인 생계를 꾸려가는 가구’로 정의하고 있다”며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소득통계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목표인 소득분배 개선은 고사하고, 저소득층의 소득만 더 악화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하루 빨리 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