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학생들, 지체 장애인용 작업기계 만들어 기증
“저희가 만든 기계로 대회 나가서 큰 상을 받진 못하죠. 기술적 혁신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습니다.”
공대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을 위한 작업 기계를 제작,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기증했다. 부산 부경대학교는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장애인용 도판기, 전동천공기를 제작해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학과 4학년 박재엽, 권민학, 이건협, 이승철, 정재윤 등 학생들은 기계설계 강의인 ‘캡스톤디자인’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박재엽 학생은 본보와 통화에서 “지역사회 약자를 위해 기계를 만들자는 생각에 대상자를 찾다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기로 정했다. 이 분들의 작업방식과 불편한 지점을 이해하고 설계에 반영하려고 대학 인근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찾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올해 3월부터 4개월에 걸쳐 일주일에 한 번씩 재활시설을 방문해 봉사 활동했다. 이 대학 공학교육혁신센터와 링크플러스사업단은 제작비를 지원했다.
두 팀으로 나눠 도자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지점토를 얇게 펴는 도판기, 쇼핑백 손잡이용 줄을 끼우는 구멍을 뚫는 전동천공기를 만들었다. “모터가 달려 자동으로 돌아가는 싱글침대만한” 도판기는 안전상의 문제로 지체장애인들이 쓸 수 없었다. 새로 만든 도판기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가볍고 튼튼한데다 크기도 작아 이동하기가 쉽다. 전자동 기능을 수동으로 바꾸고 도판 두께를 5~25㎜로 조절할 수 있게 바꿨다. 반대로 한 번에 쇼핑백 한 장씩 구멍을 뚫었던 수동천공기에는 모터를 장착해 자동기능을 첨부했다. 한번에 열장 이상 작업이 가능하고 구멍 사이 간격도 일정하게 조절해 준다.
이 기계들은 이달 초 캡스톤디자인경진대회에서 사회기여상을 수상했다. 27일 기계를 기증받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부경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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