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원액을 남편의 몸에 주입해 살해한 부인, 이 살인을 공모한 내연남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여성 송모(49)씨와 송씨의 내연남 황모(4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송씨는 황씨와 공모해 2016년 4월 경기 남양주시 자신의 집에서 잠 든 남편 오모(당시 53세)씨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오씨의 시신을 부검했더니 담배를 피우지 않았음에도 치사량에 해당하는 니코틴 1.95㎎/ℓ가 검출됐다. 또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도 나왔다.
검찰과 경찰은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송씨와 혼인신고가 된 점 △내연남 황씨가 니코틴 원액을 국외에서 구매한 점 △니코틴 살해 방법과 치사량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실 등으로 미뤄 두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송씨와 황씨는 남편 오씨가 죽은 뒤 집 두 채 등 8억원 상당의 재산을 빼돌리고, 서둘러 장례를 치른 것으로 조사됐다.
1ㆍ2심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내연 관계인 피고인들로서는 살해 동기도 충분하다”며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송씨와 황씨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아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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