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만5000명이나 증가
사유는 결혼ㆍ육아ㆍ임신 順
출산율 가장 높은 세종이 최고
육아 부담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이 더 늘어났다.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 합계출산율이 전국 최고인 세종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29일 통계청의 ‘2018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경력단절여성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5~54세 기혼여성은 900만5,000명 중 비취업여성(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은 345만7,000명이었다. 이런 비취업여성 가운데 결혼, 임신ㆍ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1년 전보다 1만5,000명(0.8%) 늘어난 184만7,000명이었다. 기혼여성의 20.5%로,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직장에서 중도 하차하는 사유 중 비중이 가장 큰 것은 결혼(34.4%)이었다. 그 다음은 육아(33.5%) 임신ㆍ출산(24.1%) 가족 돌봄(4.2%) 자녀교육(3.8%) 순으로 조사됐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다고 밝히는 비중은 2016년 30.1%→2017년 32.0%→2018년 33.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출산휴가제도가 확대되면서 임신ㆍ출산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비중은 감소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긴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육아를 이유로 직장 생활을 포기하는 여성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합계출산율(3분기 기준 1.5명)이 가장 높은 세종이 경력단절여성 비중(25.4%)도 가장 높았다. 젊은 인구 유입으로 출산율이 높고 이에 따라 육아에 대한 부담도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공공기관 등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한 배경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타지역에 비해 외벌이로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세종 다음으로는 울산(25.1%) 경기(22.5%) 순으로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제주(11.3%)였다.
전체 경력단절여성 중 경력단절 기간이 5~10년인 비중은 24.7%, 10~20년은 25.5%, 20년 이상은 11.1%이었다. 10명 중 6명(61.3%)이 경력 단절을 겪은 후 5년 이상 일터로 돌아가지 않은 이들인 셈이다. 경력단절여성 중 구직단념자(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구직을 단념한 사람)는 1만3,000명이었다. 구직을 단념한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이라는 대답이 37.8%로 가장 많았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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