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상징인 푸른색 돔 지붕에 동물보호단체가 빔 프로젝터로 ‘개 도살 금지’를 요구하는 구호를 투사해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사당 돔을 시위의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과 “신선한 시위 방식이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해방물결’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2일 오후 11시쯤부터 약 1시간 동안 국회의사당의 상징인 푸른색 돔 지붕에 ‘끝내자! 개도살 잔혹사’, ‘개 도살 금지’, ‘멈춰라! 잔혹한 개죽음’이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이런 시위는 국회가 생긴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시위를 준비한 ‘동물해방물결’은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통과 촉구를 위해 기습 빔 프로젝터 퍼포먼스를 국회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국회는 이를 국회청사관리 규정상 금지 행위로 보고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에게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 국회 관계자는 29일 “관할 수사기관에 해당 단체에 대한 법적 조치 검토를 요청했고, 동물보호단체 관계자가 빔 프로젝터를 쏜 것으로 보이는 빌딩에도 보안 대책을 세워 줄 것을 요구했다”며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다시 이런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동물을 마음대로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이른바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이 이달 17일 상정돼 심의를 앞둔 상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축산물 위생관리법’이 가축으로 규정하지 않은 개, 고양이 등의 동물은 도살할 수 없게 된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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