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연관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연방 상원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 결과를 비공개로 보고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몇 시간 동안 정보기관에서 올라온 모든 보고서를 읽었다”며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명령한 것으로 연관 짓는 직접적인 보고서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도 “왕세자가 연관됐다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상원 보고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사우디의 유대를 훼손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미·사우디 관계는 변함없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동일한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간에 우리는 사우디와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원 보고에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불참하자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해스펠 국장은 상원의 브리핑 요구를 받았으나,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불참하기로 했다고 일부 언론이 전날 보도했다. 공화당의 제프 플레이크 의원은 “해스펠이 불참한 것에 어떤 의원도 행복해하지 않았다”고 꼬집었고, 민주당의 밥 메넨데즈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원 방해 행위에 격분한다”고 비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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