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간담회 참석…“청산리대첩은 체코제 무기로 거둔 승리” 언급도
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行
체코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평화와 경제’를 화두로 현지 동포들을 격려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과정부터 이어진 체코와의 끈끈한 인연도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밤 프라하를 떠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체코 동포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양국 교역액이 30억달러에 육박했고, 41만명이 넘는 한국 국민이 체코를 방문했고,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체코 상위주자”라며 양국 경제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에 현대자동차, 두산에서도 와주신 걸로 안다”며 “이런 기업인들께서 크게 역할을 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체코에는 현대차와 두산 인프라코어 등이 진출해 있다. 문 대통령은 또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보낸 서신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큰 역할을 해서 감사하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소개했고,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와의 회담 때도 총리가 우리 기업인들을 칭찬하는 말을 했다고도 밝혔다.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 체코의 역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는 북한과도 교류를 하고 있는 그런 나라”라며 “바비쉬 총리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끝까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만 대통령은 서신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 방안이 곧 도출돼 항구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지고, 나아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개선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체코의 역사적 인연도 소개했다. “1919년 극동 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시정부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며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 군대가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이 가진 무기를 우리 독립군들에게 매도를 해줬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매입한 그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 게 청산리대첩이었다”며 “청산리대첩이라는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승리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바비쉬 총리와의 회담에선 “올해 체코 독립 100주년을 축하하며, 또한 올해는 프라하의 봄 50주년 이기도 한데, 자유·민주를 향한 체코 국민의 뜨거운 열망과 불굴의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나는 그때 고등학생이었는데 전 세계가 체코 국민을 응원하고 그 좌절에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도 여러 차례 시민항쟁을 통해 좌절을 겪어가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내년이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된다"며 이런 모든 점에서 양국은 참으로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비쉬 총리는 "내년이면 벨벳 혁명 30주년"이라며 "문 대통령께서도 인권 변호사로 인권·민주화를 위해서 노력하신 분으로 경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30일 막을 여는 G20 정상회의에서 G20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도 한다. 또 미국,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정상회담도 갖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6번째 정상회담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프라하=정상원 기자 ornot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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