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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소 어렵게 유치했더니 포항시의회가 건립에 제동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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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소 어렵게 유치했더니 포항시의회가 건립에 제동 ‘논란’

입력
2018.12.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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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000억원 규모라는데도 “지역경제 실질 효과 있는지 의문”이라며 보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경제자유구역에 추진되는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 조감도. 경북도 제공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경제자유구역에 추진되는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 조감도.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포항시,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기사회생한 포항 경제자유구역에 어렵게 유치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을 두고 포항시의회가 제동을 걸어 논란이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은 “연 매출 1,000억원, 45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홍보했지만, 포항시의원들은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며 최근 포항시의 부지매입 계획안을 돌려보냈다.

3일 포항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이하 경제산업위)는 지난달 13일 포항시가 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 부지 매입을 위해 요청한 공유 재산관리 계획안에 재검토 의견을 냈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지난 2016년 9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준공한 포항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세포막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해 독창적인 신약개발을 연구하는 기관이고,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은 국가재난형 가축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에서 백신을 얻는 시설이다. 경제산업위는 “두 시설 모두 건립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100억원이 넘는 시비를 투입하는 만큼 지역 경제에 효과를 가져올지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포항시의회의 제동이 오히려 신중하지 못했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경북도와 포항시는 물론 포항지역 자유한국당 김정재ㆍ박명재 국회의원과 경북 의성 출신의 민주당 김현권(비례) 국회의원까지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재 국회의원은 지난 9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 건립이 선정되자 “2021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과 450명 규모의 고용창출, 2025년까지 자회사 5개 이상 설립을 목표로 일자리창출과 인력양성 효과까지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더구나 두 시설이 들어서는 포항 경제자유구역은 지난 2008년 지정됐으나 경기침체로 2014년 지정해제 위기까지 갔으나 경북도와 포항시가 겨우 살려놓은 산업단지다.

포항시의회가 시비 투자가 많다고 문제 삼은 것도 논란거리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총 사업비 458억원 가운데 절반인 299억원이 국비, 106억5,000만원이 도비에 포항시비는 122억5,000만원이고,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은 전체 135억원 가운데 국비 60억원, 도비 30억원, 시비가 45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두 시설과 함께 부지매입 계획안에 포함됐던 포항 북구 장량동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건설사업은 전체 사업비 155억원 중 국비 50억원에 도비가 전혀 없고 시비만 105억원이 필요했지만 포항시의회를 통과했다.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는 많은 시비 부담으로 포항시가 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포항시의회가 어렵게 따낸 국가 연구시설 건립사업을 보류하자 경북도, 포항시 등 관련부서 담당 공무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포항시 미래전략산업과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합심해 오랜 노력 끝에 국비를 확보했는데 시의회가 지방비 투자가 많다고 돌려 보내 고심하고 있다”며 “의회에 보고한 내용이 부족했던 것 아닌지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다시 적극 설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의회 강필순 경제산업위원장은 “두 기관이 건립돼야 하는데 적극 공감하지만 운영에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구했다”며 “포항시가 관련 내용을 보충해 올리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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