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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캘리그라피엔 사람의 따스함이 담겨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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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캘리그라피엔 사람의 따스함이 담겨 있죠”

입력
2018.11.30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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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돈 경민대 교수, 국내 대학 처음 정규과목 개설

김상돈 교수가 27일 경민대 교수 연구실에서 묵으로 완성한 ‘예수동행’ 캘리그라피 작품에 자신의 ‘호’가 담긴 낙관을 찍고 있다. 고광준 강동대 교수 제공
김상돈 교수가 27일 경민대 교수 연구실에서 묵으로 완성한 ‘예수동행’ 캘리그라피 작품에 자신의 ‘호’가 담긴 낙관을 찍고 있다. 고광준 강동대 교수 제공
한국 두루미 모습을 촬영한 사진 작품에 김 교수가 쓴 캘리그라피가 담겨 있다. 고광준 교수 제공
한국 두루미 모습을 촬영한 사진 작품에 김 교수가 쓴 캘리그라피가 담겨 있다. 고광준 교수 제공

“인간 특유의 감성과 창의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게 큰 매력이죠.”

시사만평가이자 캘리그라퍼인 김상돈(52) 경민대 교수의 ‘캘리그라피’ 예찬론이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붓이나 펜을 이용, 손으로 그리는 아름다운 글씨를 말한다. 김 교수는 올해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정규 교과목(교양)로 채택된 캘리그라피 수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김 교수의 캘리그라피 실력을 알아본 학교 측 제안으로 이뤄졌다. 학교의 시도는 적중했다. 2018년 1학기 첫 수업 당시 단 10분 만에 수강 신청이 완료되는 등 인기가 기대 이상이었다. ‘10분 수강 매진’은 이 학교 개교 20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실 캘리그라피는 책 표지부터 최근에는 드라마 타이틀과 영화포스터, 광고 등 활용분야가 넓어지면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김 교수는 27일 “각박한 세상 속 천편일률적인 기계식 서체에서 벗어나 캘리그라피만의 여유와 사람의 따스함이 어필되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전례 없는 대학 과목을 맡아 수업교재도 직접 집필했다. 6권의 교재는 여러 형태의 캘리그라피 서체를 따라 쓰면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서체를 개발하도록 주안점을 뒀다.

김 교수는 “캘리그라피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새로운 길(서체)을 가는 과정”이라며 “학생들이 글씨의 형태와 크기, 두께를 비롯해 비례, 공간감 등을 익히면서 자신만의 글씨체를 완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 역시 10년 전 자신의 호를 딴 ‘청목체’를 개발했다. 이 서체는 현재 책 표지, 광고 등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김상돈 교수가 27일 경민대 교수 연구실에서 캘리그라피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연구실 책상 위에 자신이 만든 캘리그라피 교재가 놓여 있다. 고광준 교수 제공
김상돈 교수가 27일 경민대 교수 연구실에서 캘리그라피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연구실 책상 위에 자신이 만든 캘리그라피 교재가 놓여 있다. 고광준 교수 제공
김상돈 교수의 캘리그라피 작품. 김상돈 교수
김상돈 교수의 캘리그라피 작품. 김상돈 교수

그는 사회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매년 의정부역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캘리그라피로 가훈이나 교훈이 담긴 격언 등을 무료로 써주는 등 6년간 40차례 재능 기부 활동을 펼쳐왔다. 몇 해 전 강원 횡성군 ‘안흥 찐빵축제’에선 3일 동안 축제 참가자 2,000여명에게 캘리그라피 작품을 무료로 선물해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캘리그라피 수강 학생들과 함께 기부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 교수는 “작은 실천이지만, 인간적인 감성이 더 많이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사 만평가로도 유명하다. 한국기자협회가 펴낸 ‘한국시사만화 걸작 100선’에 그의 만평작품 3편이 선정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5~2007년 전국 언론사 시사만평가 등이 참여하는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도 지냈다.

김 교수는 “캘리그라피는 무궁무진한 기회의 시장”이라며 이 분야의 꿈을 키우는 청년들에게 조언 한 뒤 “사진, 그림 등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캘리그라피를 만드는 시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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