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의 딸 정혜옹주를 위해 만들어진 사리탑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경기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에 있는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7호)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은 남양주 수종사 팔각오층석탑(보물 제1808호), 삼층석탑(비지정)과 함께 대웅전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총 높이 2.3m의 석조 사리탑으로 8각을 기본 형태로 하고 있다. 2단을 이루는 기단 위에 둥근 구형의 탑신을 올리고 옥개석(지붕돌)과 머리 장식을 얹었다. 지대석부터 기단부, 탑신부, 옥개석과 상륜부까지 완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옥개석의 낙수면에는 ‘태종 태후/정혜 옹주/사리 조탑/시주 문화 류씨/금성 대군 정통/사년 기미 십월일)’이라는 명문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태종의 첫 번째 후궁인 의빈 권씨(1384~1446)가 정혜옹주의 사리탑을 조성했고, 문화 류씨와 금성대군(1426~1457)이 시주했으며, 기미년(1439) 10월에 세웠다는 내용이다. 세종 21년(1439) 왕실의 발원으로 제작했으며, 태종 이방원(1367~1422)의 딸 정혜옹주(?~1424)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탑 안에 왕실에서 가지고 있던 사리가 봉안됐던 점을 비춰볼 때 조선 초기 왕실의 불교 신앙과 그 조형의 새로운 경향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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