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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엔] 그 많던 낙엽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8.11.29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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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거한 낙엽 뒤처리에 골머리…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 위치한 청소차 차고지에서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은평구는 이곳에서 분류한 깨끗한 낙엽을 고양시 일대 농가에 퇴비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65톤 분량의 낙엽을 수거한 은평구는 이 같은 분류 작업을 올해 2월에야 끝냈다. 드론 촬영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 위치한 청소차 차고지에서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은평구는 이곳에서 분류한 깨끗한 낙엽을 고양시 일대 농가에 퇴비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65톤 분량의 낙엽을 수거한 은평구는 이 같은 분류 작업을 올해 2월에야 끝냈다. 드론 촬영
울긋불긋한 낙엽은 아름답지만 자치구마다 낙엽 수거 작업에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서울 남산.
울긋불긋한 낙엽은 아름답지만 자치구마다 낙엽 수거 작업에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서울 남산.
하수구에 쌓이거나(왼쪽 위) 잘게 부서진 낙엽(왼쪽 아래)은 자연스럽게 소멸 또는 폐기된다.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 등에 떨어진 낙엽의 일부는 그대로 남아 자연 분해의 과정에 들어간다.
하수구에 쌓이거나(왼쪽 위) 잘게 부서진 낙엽(왼쪽 아래)은 자연스럽게 소멸 또는 폐기된다.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 등에 떨어진 낙엽의 일부는 그대로 남아 자연 분해의 과정에 들어간다.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서 구청 직원들이 공원에 쌓인 낙엽을 수거하고 있다.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서 구청 직원들이 공원에 쌓인 낙엽을 수거하고 있다.
26일 서울 노원구 화랑로 보도 위에 낙엽이 담긴 포대가 쌓여 있다.
26일 서울 노원구 화랑로 보도 위에 낙엽이 담긴 포대가 쌓여 있다.

화려한 이파리가 낙엽으로 질 때 세상은 아름다웠다. 낙엽을 밟고 선 누구나 시인이 되고 추억에 젖었다. 가을에 작별을 고하는 지금 거리엔 낙엽이 보이지 않는다. 그 많던 낙엽은 다 어디로 갔을까.

추리해 보건대 적당량을 넘어선 낙엽은 더 이상 서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는 바람에 먼지를 일으키고 비에 젖어 악취를 풍기는 낙엽, 미끄러짐 사고마저 유발하는 낙엽은 결국 수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언제부턴가 주변에서 낙엽 쓰는 손길이 분주해졌고 길가에는 큼지막한 포대가 높이 쌓여 갔다.

낙엽의 운명이 기구한 만큼 떨어지는 족족 쓸어 담아야 하는 이들의 고충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치구마다 유휴 인력까지 동원해 수거와 운반을 쉴 새 없이 반복해 봐도 떨어지고 또 쌓이는 게 낙엽이다.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수거된 낙엽은 총 8,672톤에 달했다.

엄청난 양의 낙엽은 수거도 문제지만 처리가 더 골치다. 수거된 낙엽 중 3분의 2가량이 퇴비 등으로 재활용되는데 ‘깨끗한 낙엽’만을 분류하는 과정이 만만치가 않다. 요즘 자치구별 쓰레기 집하장이나 청소차 차고지 등에선 산처럼 쌓인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낙엽 165톤을 수거한 은평구의 경우 이 같은 작업을 올해 2월에야 끝냈다. 송파구는 퇴비 외에도 20t톤 분량의 은행나무 낙엽을 강원 춘천시 남이섬으로 보내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한다. 용산구와 중랑구는 민간 업체에 의뢰해 낙엽을 톱밥으로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 위치한 청소차 차고지에서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은평구는 이곳에서 분류한 깨끗한 낙엽을 고양시 일대 농가에 퇴비로 제공하고 있다.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 위치한 청소차 차고지에서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은평구는 이곳에서 분류한 깨끗한 낙엽을 고양시 일대 농가에 퇴비로 제공하고 있다.
23일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23일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수거 과정에서 낙엽에 섞여 온 쓰레기.
수거 과정에서 낙엽에 섞여 온 쓰레기.
15일 송파구청 청소차에 실려 강원 춘천시 남산면 농가에 도착한 퇴비용 낙엽. 송파구는 지난해 580톤 분량의 낙엽을 농가에 퇴비용으로 제공했다. 송파구청 제공
15일 송파구청 청소차에 실려 강원 춘천시 남산면 농가에 도착한 퇴비용 낙엽. 송파구는 지난해 580톤 분량의 낙엽을 농가에 퇴비용으로 제공했다. 송파구청 제공
송파구청 직원들이 15일 송파구에서 수거한 은행나무 낙엽을 강원 춘천시 남이섬 ‘송파은행나무길’에 뿌리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해 20톤 분량의 낙엽을 남이섬에 보내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했다. 송파구청 제공
송파구청 직원들이 15일 송파구에서 수거한 은행나무 낙엽을 강원 춘천시 남이섬 ‘송파은행나무길’에 뿌리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해 20톤 분량의 낙엽을 남이섬에 보내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했다. 송파구청 제공

재활용에서 제외된 낙엽은 소각 또는 매립된다. 지난해 서울시내 낙엽 중 2,445톤이 소각되고 431톤이 매립됐다. 매립은 톤당 평균 5만5,000원, 소각은 6만7,000원의 처리 비용이 드는데, 민간 소각 업체에 맡길 경우 톤당 20만원 선으로 뛴다. 아까운 세금 지출도 문제지만 도시 환경을 위해 가로수를 심고 여기서 나온 낙엽을 태워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아이러니한 현실 앞에선 말문이 막힌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27일 “각 자치구에 소각 대신 재활용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치구 입장에선 마땅한 낙엽 재활용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처리가 용이한 낙엽 퇴비마저도 최소 3~4년이 지나야 완성되는데다 쓰레기가 섞이는 등의 문제점 때문에 신청 농가는 많지 않다. 자연에서 온 낙엽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다.

박서강 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김혜윤 인턴기자

서울 노원자원회수시설(왼쪽)과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제2매립장.
서울 노원자원회수시설(왼쪽)과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제2매립장.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 위치한 청소차 차고지에서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드론 촬영
23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에 위치한 청소차 차고지에서 서울 은평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낙엽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고 있다. 드론 촬영
뷰엔(View&)의 기사와 사진을 감각적인 레이아웃으로 편집한 ‘스페셜 에디션’을 신문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1월 29일자 한국일보 15면.
뷰엔(View&)의 기사와 사진을 감각적인 레이아웃으로 편집한 ‘스페셜 에디션’을 신문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1월 29일자 한국일보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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