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니'는 제작 단계부터 여자판 '아저씨'로 소문이 자자했다. 여배우 원톱 액션물인만큼 주연배우에 관심이 모였던 바, 이시영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면서 '적격'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드디어 내달 말 개봉되는 '언니'가 액션에 특화된 이시영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완성됐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높은 상태다.
지난 2008년 화려하게 데뷔한 이시영은 각종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사랑 받았다. 이후 복싱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2012년 서울지역과 전국 아마추어복싱대회 48kg급 우승을 차지하며 '여배우 1호 복서'로 변신했다. 2년 후 부상으로 복서 은퇴를 선언한 이시영은 결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런 이시영이 자신의 특기를 십분 살린 배역으로 돌아와 기대를 모으는 것. '언니'에서 대역과 와이어, CG가 없는 '3無 리얼' 액션을 선보이면서 관객들을 놀라게 할 전망이다.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의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이시영은 한 번 분노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인애 역을 맡아 통쾌한 걸크러시 액션을 선보인다.
28일 오전 열린 영화 '언니' 제작보고회에서 이시영은 "인애가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는 역할이 매력적이었다"며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액션 부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배우가 액션을 하는 영화는 클라이막스에서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니'는 처음부터 시작해 끝까지 액션으로 꽉 채워진 영화다. 저로서는 도전해보고 싶은, 함께 하고 싶은 시나리오였다. (제안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임경택 감독은 "리얼 액션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이시영이 흔쾌히 영화 출연을 결정해줬다. 리얼 액션은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영화가 아니고 배우가 뒷받침 돼야 하는 영화"라며 "이시영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대역 없이 99%, CG랑 와이어도 없이 전부 소화했다"고 칭찬하며 감사를 표했다.
극중 이시영은 여러 명의 남성을 제압하는 역할이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관객들을 설득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고 힘 있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이시영이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운 건 주짓수였다. 수개월간 주짓수에 매달린 그는 "처음에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좌절감이 들었는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맨몸 액션이나 카 액션을 소화하면서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도전들을 감행했다.
차 액션이 가장 잘 맞았다는 이시영은 "차 액션이 매력이 있고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여건이 너무 감사했다. '언니' 때문에 모든 면허를 취득했다. 그 과정도 나한텐 신선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시영의 '언니'는 다음달에 만날 수 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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