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강원 속초항 크루즈터미널의 경제효과가 25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속초항에 크루즈 선박을 16차례 유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간 중 배를 타고 속초를 찾은 관광객은 2만2,797명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경제효과는 25억원 가량이다. 항차당 500만원인 정박료 등 항만수입 8억원과 관광객들이 속초항 인근에서 소비한 17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속초항에 내린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7만 4,000여원(65.5달러)으로 50만원 안팎인 제주 등 타 지역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모셔왔음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다소 미흡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관광객이 머무는 시간이 7~8시간에 불과한 데다, 쇼핑센터와 테마파크 등 배후 관광지가 부족한 탓”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강원도는 2015년부터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오가는 크루즈를 유치하기 위해 속초항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기존 3만톤 이하에서 13만톤까지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부두와 터미널을 확장했다. 이 사업에는 370억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갔다. 그러나 올 들어 속초항에 들어온 크루즈가 3척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국내 업체와 외국인 투자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 2만톤급 2척, 8만톤급 1척을 대상으로 속초항을 모항으로 운항을 타진 중”이라며 “내년 4월부터 9월까지 속초항에 머무는 기항 크루즈는 8차례 유치했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선사 측과 내년 4월 21일 이탈리아 선적의 코스타 네오로만티카호(5만 7,150톤급)가 내년 4월 부산과 일본 마이주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속초항 입항을 확정했다. 11만 4,147톤 규모인 코스타 세레나호는 내년 5월과 10월 속초항에 들어온다. 2020년과 2021년에도 크루즈와 여객선이 7차례 운항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내년부터 2만톤급 모항 크루즈 유치, 연간 144차례 운항으로 1,500억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속초항에 머무는 기항 크루즈를 통해서는 225억원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도 해양관광센터 관계자는 “철도와 항공을 연계한 융합형 크루즈 패키지를 내놓는 등 속초항이 환동해권 관광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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