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미상을 수상한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SpongeBob SquarePants)’ 시리즈의 애니메이터ㆍ각본ㆍ감독을 담당한 스티븐 힐렌버그가 27일(현지시간) 57세로 사망했다. 힐렌버그는 2017년 3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진단을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스폰지밥을 방영한 니켈로디언은 이날 힐렌버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그는 니켈로디언의 모든 동료에게 사랑받는 친구이자 창조적인 파트너였다. 추모하는 마음을 그의 가족에게 전한다”라고 밝혔다.
1961년 오클라호마주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성장한 힐렌버그는 해양에 매료됐으며, 한때 해양생물학 교사로 일하면서 교육용 만화인 ‘조간대’를 그려 발간하기도 했다. 1989년 애니메이션업계로 진로를 잡아 1993년 니켈로디언의 ‘로코의 현대적 삶’을 연출했다. 이후 자신의 만화 ‘조간대’를 토대로 해양 생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폰지밥’의 세계를 창조해, 1999년부터 시작한 TV 방송과 2004년 극장판까지 직접 연출을 담당했다.
힐렌버그가 창조한 ‘스폰지밥’ 시리즈는 2001년에 미국 모든 어린이 방송 가운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한국어를 비롯해 60개 이상의 언어로 방송됐다. 현재까지 12시즌, 240화가 넘게 방영 중이다. 힐렌버그는 2004년 이후 직접 제작에서는 손을 뗐지만 최근 시즌까지도 제작책임자 역할을 맡아 작품에 관여해 왔다.
힐렌버그는 올해 4월 에미상에서 ‘애니메이션과 방송 산업에 기여하고 영향력을 남긴 것’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아들 1명이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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