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산업은행이 자본잠식 우려가 제기된 현대상선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강도 경영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7일 참고자료를 통해 “현대상선과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경영관리단 파견 등을 통해 경영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지분 13.1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앞서 산은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 실사를 진행한 결과, 현대상선의 부채가 올해 2조5,490억원에서 내년 3조3,207억원, 2022년 6조6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상선의 자산이 3조262억원임을 감안할 때 당장 내년부터는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셈이다.
이 경우 사실상 시장 퇴출 수순을 밟아야 하지만 정부는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파산할 경우 원양 국적선사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최근에는 영구채 발행을 포함한 1조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한 배경이다. 그러나 2022년까지 현대상선의 자금 부족은 최대 6조3,723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 투자만 한다고 자동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며 “자본투자로 필요조건을 갖추지만 충분조건은 경영혁신을 이루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현재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발주, 컨테이너 박스 투자 등을 통한 원가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또 컨설팅회사 AT커니 보고서를 바탕으로 성과중심 조직으로의 전환과 영업력ㆍ화물 적취율 제고 등을 위한 고강도 경영 혁신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경쟁력 제고 방안이 실행되면 향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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