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7일 오전 이재명 경지지사의 자택과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최근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발견돼서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 명의의 휴대폰을 단 한대도 찾지 못했다.
수원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김주필)는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낮 12시 10분까지 이 지사의 성남시 분당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도지사 집무실은 이 지사의 늦은 출근으로 오전 11시 40분부터 30분 동안 이뤄졌다. 검사 2명과 수사관 6명이 투입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압수수색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의 휴대폰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휴대폰을 통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압수대상은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진 2013년 이후부터 김씨가 사용한 5대의 휴대폰이다. 이중에는 2016년 7월 안드로이드폰에서 바꾼 아이폰도 포함돼 있다. 다만 올 4월 바꾼 새 휴대폰은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김씨의 휴대폰을 최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긴급하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26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3년부터 안드로이드폰을 줄곧 사용해 오다 2016년 7월 해킹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아이폰으로 바꿨다. 이 지사도 비슷한 시기에 아이폰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OO44 번호가 인터넷에 공개돼 욕설 메시지가 쇄도, 휴대폰을 바꿨다”고 진술한 바 있다. 기존 아이폰은 ‘이용정지’ 시켰다가 분실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단 한 대의 휴대폰도 찾지 못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 및 검찰 보완수사에서 확인된 사건 트위터와 관련된 휴대폰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발견하지 못해 철수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김씨 측은 휴대폰 행방을 묻는 수사관에게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 등은 대상자들과 조율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조만간 김 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압수수색을 당한 이 지사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경찰 수사과정에서 신청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바 있으나…’라고 표기된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영장에 명시된 것처럼)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자신들이 기각해 놓고 이제 와서 다시 압수수색 하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며 “향후 휴대폰 미확보에 대한 비난을 면하기 위한 뒷북 압수수색”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 지사는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일상적으로 하는 수사 활동이니 최대한 충실히 협조하겠다”며 “이 과정을 통해 이 사건의 실체가 빨리 드러나 제 아내가 자유롭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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