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광역지방단체가 최대 공통 현안인 대기 질 개선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지방정부끼리 일대일 협력을 약속한 사례는 있지만 지방정부 대표단 차원에서 공동 대처는 처음이다.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중 17개 광역지방단체 대표들은 27일 중국 베이징누오호텔에서 제2회 한중지사성장회의를 열고 △대기 질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 협력 강화 △관광 협력 추진 △인문 교류 확대를 담은 공동선언문에 합의했다. 회의 주제는 ‘한중 지방정부가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다’였다. 한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7개 광역시도 지방자치단체장, 중국에서 10개 시성(한국의 시도에 해당)을 대표해 성장 또는 부성장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회의를 공동 주재했다.
한중지사성장회의는 공동선언문에서 “양국 지방정부는 환경보호 협력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대기 질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에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혀 초미세먼지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에 적극 대처할 의지를 천명했다. 관광 협력 추진을 위해 △우호 도시 교류 △전통 축제 △스포츠 대회 등과 연계해 관광 홍보를 실시하기로 했다. 양국 간 인문 교류의 기초를 다지는 차원에서 △심포지엄 △홍보 행사 △교육 연수 등 각종 국제교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동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 제3회 한중지사성장회의는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번 공동선언문은 기후환경과 관광ㆍ인문 분야 영역에서의 심도 있는 교류ㆍ협력 추진에 방점이 찍혔다. 경제ㆍ문화 분야 협력이 주였던 1회 회의보다 시민의 삶과 직결된 분야로 협력의 폭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한중지사성장회의를 계기로 양국 지방정부가 직면한 현안과 과제에 대해 공동으로 한층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중지사성장회의는 양국 광역지방단체장들이 지방정부 간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2016년 인천 송도에서 처음 열렸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베이징시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가까운 이웃인 중국과 한국이 인적교류와 환경협력을 강화하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고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양국이 상호존중하며 장기적으로 안정된 발전을 함께 추진해야 하고, 지방 협력을 비롯해 여러 협력을 위해 환경과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 관계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간 교류도 중요하다”며 “대기 질 문제를 포함해 환경 문제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교류가 깊어지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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