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지정 Wee스쿨인 ‘기쁨과 희망의 돈보스코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교내에서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가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화제다.
돈보스코학교 8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은 지난 21일부터 3일간 ‘사랑나눔 김치 담그기’ 교육활동을 펼쳤다. 이 학교는 땅의 정직함과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대안교과 과정인 ‘노작활동’ 운영하고 있다. 교내 1,200㎡ 텃밭을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작물을 심고 가꾸는 과목이다. 특히 매년 2학기엔 배추를 심고 길러 수확한 뒤 김치를 담가 주변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는 300포기의 배추를 수확해 김치를 담근 뒤 광주 광산구 월곡동ㆍ우산동 주민센터, 남구 노틀담 형제의 집, 엠마우스 보호작업 장 등과 연계해 무의탁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 지역의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했다.
김치 담그기에 참여한 한 학생은 “배추를 수확해 소금에 절이고 속 재료를 만들어 버무리는 과정이 춥고 힘들었지만 김치를 받은 분들이 기뻐하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돈보스코학교는 지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간 전남 강진군 월출산을 출발해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학교까지 총 100㎞를 걸어서 이동하는 국토순례를 진행했다.
이번 국토순례는 개교 이래 아홉번째 행사로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걷는 힘든 여정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자신의 잠재적 가치를 발견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연중행사다.
특히 학생들의 완주를 염원하는 독지가와 학생, 교직원들이 후원금을 모아 해외 빈곤한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지원해왔다. 국토순례를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나눔의 실천과 기부의 기쁨을 함께 체험하는 귀중한 시간이다. 올해 국토순례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모두 659만원으로 지난 26일 (재)살레시오회 선교위원회에 전달했다. 후원금은 미얀마 청소년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살레시오회 선교위원장 이해동 신부는 이날 학교를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미얀마 카진주 미트키이나 지역 청소년들의 열악한 생활 및 교육환경을 들려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차현호 돈보스코학교장은 “사랑과 정성으로 버무린 김장김치를 이웃들과 나누면서 타인을 위한 배려와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기회가 됐다”며 “국토순례라는 힘든 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앞으로 아무리 힘든 일들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라 확신한다”고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천주교 살레시오회 창립자 돈보스코 성인의 이름을 딴 ‘돈보스코학교’는 학교 부적응 등으로 위기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탁교육을 수행하는 Wee스쿨이다. 2010년 개교 이래 인성교육ㆍ상담ㆍ체험활동 등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학생들의 학교 적응력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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