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1월 입찰 시작될 듯
제천시 “되도록 1차에서 경매받아
문화센터 같은 시민편의시설 건립”

지난해 12월 21일 화재 참사로 69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과 땅이 경매 물건으로 나온다.
제천시는 구상권을 근거로 시가 요청한 경매 신청을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수용해 현재 감정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제천시는 참사 이후 유족 위로금과 장례 지원금 등으로 11억 6,000만원을 지원했다. 또 하소동 일대 상권이 침체된다는 지적에 따라 검게 그을린 채 흉물로 방치된 화재 건물 외벽을 보수하는 데 4억 500만원을 투입했다. 이를 근거로 시는 스포츠센터 주인 이모(53·수감 중)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건물을 가압류한 상태다.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은행권 등 채권자들의 배당요구와 감정평가 절차 등을 고려할 때 경매는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초에는 시작될 전망이다. 제천시는 1차 경매에서 낙찰받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첫 경매가 유찰돼 2,3차로 넘어가면 그 만큼 가격이 떨어지면서 민간 경쟁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는 화재 건물의 현 시세를 24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건물주 이씨가 지난해 10월 경매로 나온 건물을 27억원에 샀지만, 화재 참사로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해서다. 이씨가 가입한 화재보험사도 참사 이후 건물의 가치를 24억원 정도로 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낙찰에 성공하면 우선 건물을 철거한 뒤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어 적당한 시기가 되면 문화센터 같은 시민 편의시설을 건립할 방침이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 13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화재참사 건물 철거 등을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 장관은 “해당 건물과 토지 소유권이 시로 이전되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호 시 안전총괄과장은 “하소동 주민과 상인들은 스포츠센터 건물이 하루라도 빨리 철거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시가 낙찰받아 곧 바로 철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건물주 이씨는 건물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건물 실소유주 의혹을 사고 있는 강현삼 전 도의원은 경찰에 의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경찰은 이씨의 매형인 강 전 도의원이 건물 경매부터 운영까지 깊이 관여한 정황과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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