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부 생산성은 ‘우리식 직원 복지’로 높여
2016년 파이낸스아시아 ‘아시아의 베스트 컴퍼니’ 선정, 2017년 국가생산성대상 대통령 표창 및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 연 매출 2,000억원 돌파, 국내 중소기업과 세무회계사무소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세무회계소프트웨어(더존 SmartA) 공급….
ERP, 그룹웨어 개발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더존비즈온(이하 더존)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국내에서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는 더존의 과거 성적표에 불과하다. 국내에 없던 플랫폼 사업으로 새 청사진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플랫폼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산업계의 애플 스토어’ 정도가 되겠다.
4차 산업혁명으로 국내 주력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더존이 준비한 플랫폼 사업은 어떤 것일까. 그 해답을 듣기 위해 ‘생산성+ 저널’은 14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의 더존 본사를 찾았다.
‘위하고’로 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더존이 내년 1월 출시할 플랫폼 서비스의 이름은 ‘위하고’다. DBP(더존 비즈니스 플랫폼)본부장인 송호철 이사는 “경영자, 기업, 산업을 위한다는 의미”라며 “뒤에 붙는 ‘고’는 알파고처럼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통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위하고의 서비스는 매우 다양한 형태이지만 송 이사는 세 가지 목표로 정리했다. 우선 ‘부도 없는 대한민국’이다. 더존은 10여년간 국내 대다수 기업에 ERP를 공급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이를 분석, 가공할 수 있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의 재무상황을 토대로 향후 6개월 예측정보를 받을 수 있다. 만약 현금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더존은 은행을 연결, 늦지 않게 대출을 받게 해준다. 수많은 기업들의 거래 패턴을 활용해 거래처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위험까지도 재무담당자에게 알리는 기능을 갖췄다.
두 번째 목표는 ‘일하기 좋은 대한민국’이다. IT 분야에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과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에 혁신적인 IT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저렴하고 쉽게 공급하는 일이다. 컴퓨터에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위하고에 접속해 직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여러 명이 동시에 엑셀, 파워포인트 등 문서를 수정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클라우드 상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개별 컴퓨터에 설치할 때 드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위하고의 전자 팩스를 이용하면 돈을 들여 팩스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으로 위하고의 모든 서비스를 컴퓨터와 동일하게 쓸 수 있는 점도 요긴하다.
세 번째 목표는 ‘창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이다. 더존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만든 양질의 기업 업무용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위하고에 열었다. 마케팅 전략과 영업력이 부족한 기업이라도 좋은 아이템만 있다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시장에 상품을 내다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위하고 플랫폼이 해외로 진출하면 기업들은 자동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더존은 여기에 외부 전문기업들과 협력해 만든 전문 서비스를 추가해 고객사들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삼성증권과는 중소기업 금융투자 솔루션 제공을, IBK기업은행과는 중소기업 디지털 금융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와는 기업 인터넷과 폐쇄회로(CC)TV, 나이스평가정보와는 신용정보 조회와 기업정보 연동을 위해 협력 관계를 맺었다. 전문 서비스의 영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직원 복지로 생산성 제고ㆍ지속가능 성장 도모
고객사들의 생산성 제고에 힘을 쏟고 있는 더존. 이 회사는 스스로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준비하는데도 노력하고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산골짜기에 터를 잡았다는 점이 더존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송 이사는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지으려고 2006년 부지를 물색하러 다니다가 이곳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고도로 집적된 서버를 대규모로 가동하려면 엄청난 열이 발생한다. 이를 식히려면 1년 내내 에어컨을 돌려야 하는데 전기요금이 만만찮다. 그런데 이 곳은 1년 중 6개월의 평균기온이 12도 미만이어서 공기로 차갑게 한 물을 이용해 열을 식힐 수 있다. 게다가 서울까지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여서 직원들의 출퇴근까지 감안한 데이터 센터의 최적지인 셈이다.
더존의 직원 복지도 본사의 위치만큼이나 독특하다. ‘우리 식의 복지시스템’이랄까. 더존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야근은 없다. 야근을 하려면 사전 승인 등 절차가 복잡해 굳이 야근을 하려는 직원들이 없다는 게 송 이사의 설명이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회사 안에 어린이집, 편의점, 당구장, 식당, 카페 등이 있다. 베이커리에서는 매일 오후 3시 직원들에게 줄 빵을 굽고 식당은 매일 아침, 점심, 저녁마다 한식, 중식, 양식 등 세 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더 특이한 점은 편의점 점주, 카페 바리스타, 베이커리 제빵사, 어린이집 교사 등이 모두 정규직이라는 점이다. 개인 임대 매장이 아니어서 큰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카페의 모든 음료는 1,000원이고, 편의점도 시중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한다.
더존은 직원 대다수가 모니터 앞에서 일하는 점을 감안해 목, 허리 디스크 질환 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300평 규모의 헬스클럽과 필라테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 근무하는 트레이너들도 정직원이다. 박경택 더존 홍보팀장은 “경비, 식당, 청소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면 모두 정규직”이라면서 “동료에게 건강관리를 받고, 동료에게 아이를 맡기기 때문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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