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지역에서 인력 1만여 명을 감축하고 5개 공장을 폐쇄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늘리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26일(현지시간) 북미 사업장에서 1만4,7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사무직 8,100명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 6,000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년 이후 미국에서 판매를 중단할 자동차를 생산하는 디트로이트 햄트램크와 캐나다 온타리오 등 5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임무를 전환해 다른 차종을 생산할 예정이다. GM은 내년 말까지 약 60억 달러(약 6조7,74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이번 구조조정은 경기 하강 우려가 아닌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GM은 소비자들에게 잘 팔리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메리 바라 CEO를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전미자동차노조도 “GM의 결정으로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면서 “모든 법적 조치를 동원해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공장 폐쇄에 우려한다”면서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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