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상승 추세다. 문재인 대통령 및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한 때 반짝하는 모습일 지 아니면 몰락한 한국당의 반등 신호일지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3, 24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에서 한국당은 15.2%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의 7월 조사에서 한때 8.1%까지 떨어져, 바른미래당에게 추월 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회복세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역시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2,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에서도 한국당은 22.9%로 4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 2016년 10월 4주차(25.7%) 이후 최고치다. 조사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있고 상승폭도 크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오름세에 있는 양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 지방선거 패배까지 2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한국당에게는 희소식이 분명하다.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세는 일단 여권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기획실장은 26일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입장에 있던 보수층의 결집이 일정 부분 이뤄지면서 한국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근거를 든다. 한국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두 번 정도 크게 출렁였지만, 그 때마다 여권은 남북정상회담 등의 대북이슈로 이를 방어해 왔는데 이에 대한 효용 체감 법칙이 서서히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내부적으로는 지지율 상승세가 미칠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구체적으로 비대위 안팎에서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한 보수대통합을 위한 중심성 강화에도 나쁘지 않은 신호라는 얘기가 나온다. 또 친박 일부에서 제기되는 신당 창당설 등도 지지율 상승 추세와 맞물려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인적쇄신 등 앞으로 당의 재건을 위해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대위 핵심관계자는 “결국 한국당 지지율은 인적쇄신과 전당대회 등 앞으로 국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영 실장도 “집토끼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에서 지지율 상승세가 한국당에 긍정적 신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당장 당협위원장 물갈이 과정에서 당이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는데, 이 국면에서 분열이 아닌 통합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더 곤두박질 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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