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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정부가 자영업자 살리려 폭탄 돌려… 을과 을 싸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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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정부가 자영업자 살리려 폭탄 돌려… 을과 을 싸움 만들었다”

입력
2018.11.26 16:38
수정
2018.11.26 18:3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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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 회의장에 진입을 시도, 국회 관계자에게 저지당한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 회의장에 진입을 시도, 국회 관계자에게 저지당한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에 카드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수익마저 감소할 경우 산업 자체가 고사하면서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발표하자 카드업계는 망연자실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예상보다 수수료 인하 폭이 커 당혹스럽다”며 “이번 수수료 인하 충격을 어떻게 상쇄할 수 있을지 위기감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카드사들은 이미 2007년부터 지난 7월까지 11차례에 걸쳐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리면서 만성적인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온 상황에서 또 다시 수수료를 낮추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7개 전업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하나 우리 롯데)의 1~9월 당기순이익은 1조2,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나 줄었다.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 부담은 연간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부담을 카드업계에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살린다면서 폭탄을 카드업계에 돌려 ‘을(乙)과 을의 싸움’으로 만들었다”며 “카드업 종사자는 정부가 보호해야 할 국민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조정도 가시화하고 있다. 올초 신한ㆍKB국민카드가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현대카드도 이달초 창사 후 첫 희망퇴직 계획을 발표했다.

카드업계 노동자들은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노동조합 단체인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공동투쟁본부(카드노조)’는 개편 방안 시행 저지 투쟁에 돌입하며 “수 차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또 다시 문제가 대두된다는 것 그 자체가 그간의 정책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카드노조는 수수료 개편에 항의하기 위해 당정협의장 진입과 유인물 배포를 시도하다 국회 관계자들에게 저지당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나 반대 의견을 재차 전달했다.

더구나 금융당국의 주문대로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줄일 경우 고객에게 돌아가던 혜택이 줄어드는 등 후폭풍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장경호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카드사와 영세ㆍ중소가맹점, 국민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 명백한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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