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은 북측 교향악단과 합동 공연
서울ㆍ평양 아트 비엔날레도 계획

서울시가 북한 평양시와 동명왕릉ㆍ평양성 공동 발굴조사를 추진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조선국립교향악단의 합동공연과 서울ㆍ평양 아트 비엔날레도 계획하고 있다. 유엔ㆍ미국의 대북제재와 상관 없는 역사ㆍ문화ㆍ예술 분야 남북교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동명왕릉과 평양성 등 평양시 일대의 고구려 유적에 대한 공동 발굴조사를 추진한다. 시는 내년부터 남북 문화유적 발굴 협의체를 꾸려 공동 학술 조사ㆍ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동명왕릉을 비롯한 고구려 유적은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동명왕릉은 평양시 역포구역 용산리에 있는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의 무덤으로 수 개의 고분이 산재해 있으며, 472년 고구려가 평양으로 천도하며 이 곳에 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성은 평양시 일원에 있는 고구려 시대의 도성으로 둘레 약 23㎞에 달하며 4개의 성 등이 남아있다. 때문에 남북 공동 발굴조사가 이뤄질 경우 그 역사적 의미가 작지 않다.
더불어 시는 서울ㆍ평양 문화유산 공동사업단을 구축해 상호 답사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내년 남북 문화 유산기관을 상호 방문해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020년부터는 서울ㆍ평양시민들이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통해 왕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서울시는 시향과 조선국립교향악단 등 북측 교향악단이 6ㆍ15, 10ㆍ4 공동선언 등 남북교류 기념일에 맞춰 합동공연을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시향이 평양에서 공연을 하거나, 서울과 평양의 교향악단이 번갈아 방문공연을 하는 계획이다. 시는 공연이 성사되면 평화통일과 남북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곡을 선정, 연주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서울ㆍ평양 간 아트 비엔날레도 추진한다. 내년 서울에서 프리 비엔날레를 열고, 2020년 서울에서 1회 서울ㆍ평양 아트 비엔날레, 2022년 평양에서 2회 서울ㆍ평양 아트 비엔날레를 열 계획이다. 서울과 평양에서 예술 장르별로 상호 방문 교류전을 열어 예술분야 남북교류의 폭을 넓힌다는 것이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 개선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시가 앞장서 서울-평양 도시교류를 추진할 수 있도록 이 같은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놓고 시행을 준비한다는 게 시의 방침이다. 특히 이 같은 문화ㆍ역사ㆍ예술분야 교류는 경제 지원이 아니어서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우선 추진하기에 수월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앞서 서울시는 북측에 내년 제100회 전국체전의 서울ㆍ평양 공동개최나 북측의 참가 등 체육교류도 제안했으나 경기가 1년여를 앞둔 상황에서 남북관계 진전이나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사실상 보류했다. 다만 경평축구 부활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울ㆍ평양 교향악단 합동공연 등 포괄적 문화예술 교류방안을 지난 8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등을 통해 북측에 제안한바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