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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턱밑까지 왔는데… 최루탄에 막힌 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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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턱밑까지 왔는데… 최루탄에 막힌 카라반

입력
2018.11.26 15:42
수정
2018.11.26 21:4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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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카라반 일부 본국 송환

美는 국경도로 일시 폐쇄하기도

폭력 충돌 가능성 커 우려 계속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모인 이민자들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놓인 콘크리트 수로를 건너 월경을 시도하자 미국 국경수비대가 최루탄을 쏘며 대응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모인 이민자들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놓인 콘크리트 수로를 건너 월경을 시도하자 미국 국경수비대가 최루탄을 쏘며 대응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으로 넘어오려고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로 몰려든 중미 출신 이민자 일부가 25일(현지시간) 멕시코 당국의 제지를 뚫고 월경을 시도하는 무력 시위를 벌였다. 이에 미국 국경 당국이 최루가스를 쏘고 국경 도로를 일시 폐쇄하는 조치로 이들을 저지했다. 규모가 계속 불어나는 이민자 행렬(카라반) 문제가 폭력적인 충돌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무력시위를 벌인 카라반 일부는 멕시코 당국에 의해 본국 송환될 것으로 알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과 맞물려 고생 끝에 미국 턱밑까지 왔지만 카라반 대부분이 결국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한 티후아나에 모인 이민자들은 망명 신청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며 국경 검문소로 행진 시위를 벌였다. 500여명 시위대는 미국과 온두라스 국기를 들고 “우리는 범죄자들이 아니다. 우리는 국제 노동자다”는 구호를 외쳤다. 급기야 멕시코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미국과 멕시코를 가르는 콘크리트 수로를 건너 미국 측 국경 담장으로 돌진했다. 이에 미국 국경 수비대는 최루가스를 쏘며 월경 시도를 저지했다. 철제 담장을 넘으려던 일부 이민자들은 최루가스를 맞고 떨어지고 부모를 따라 행진에 동참한 아이들이 최루가스 폭발음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샌디에이고의 산 이시드로 검문소와 멕시코 티후아나를 연결하는 국경 도로를 봉쇄했다가 이날 저녁 늦게 통행을 허용했다. 하루 10만여명이 오가는 이 도로는 미국 서부와 멕시코를 연결하는 핵심 육로여서 장기 봉쇄 시 미국과 멕시코간 물류 수송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가 악화하면 멕시코와의 국경을 차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일부 이민자들이 무기를 던지며 세관국경보호국 직원들을 위협했다”며 “국토안보부는 이런 불법 사태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공공 안전을 위해 국경 통로를 봉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당국은 이날 불법적으로 월경을 시도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해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이민자들의 불법 월경 시도가 무산되긴 했으나 카라반 문제가 폭력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주 전부터 티후아나에 모여든 중미출신 이민자들은 현재 8,000여명으로 불어난 상태다. 반면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은 크게 부족하다. 후안 마누엘 가스텔룸 티후아나 시장이 지난 23일 “인도주의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유엔에 긴급 지원을 요청할 정도다. 오갈 데 없는 이민자들이 목숨을 걸고 사생결단식 월경을 계속 시도해 미국 당국과의 물리적 충돌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웨인 코넬리우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민자들이 티후아나에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불법적 방법으로 미국으로 넘어오려는 유혹에 굴복하기 쉽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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