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시도 이민자 500여명 최루가스로 진압… 멕시코 “강제 추방”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를 잇는 산이시드로 항구 입국 경로를 일시 봉쇄했다.
샌디에고에 위치한 CBP 사무국은 이날 산이시드로 국경의 남북 양쪽 통로를 모두 봉쇄해, 차량과 도보로 월경하는 모든 방법을 막았다. 이날 이민자 500여명이 화물 기차 통로를 이용해 월경을 시도했지만 미국 국경방위군이 최루가스를 동원해 막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25일 국경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이민자 500여명은 한 순간 멕시코 경찰의 봉쇄를 뚫고 콘크리트 수로를 건너 미국 쪽으로 진입했다. 일부는 첫 방벽을 넘었으나, 가시철선이 설치된 두 번째 방벽을 오를 때쯤 미국 국경 관리들이 최루가스를 발사했고 미군 헬리콥터도 낮게 날며 현장을 감시했다. 최루가스 공격을 받은 집단 가운데는 유아를 동반한 부부도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몇몇 이민자들은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찾아 미국에 가길 원했을 뿐이라고 외쳤지만 대부분은 공격에 월경을 단념하고 돌아섰다.
사건 이후 멕시코 내무부는 “폭력적”이고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으려 시도한 이민자 500여명을 추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멕시코 당국이 집회를 통제하고 있으며, 티후아나에 집결한 이민자 7,417명을 통제하기 위해 군을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지에서 조직폭력과 치안ㆍ정치 불안을 피해 모인 중미 이민자 행렬 ‘카라반’이 한 달여간의 행진을 마치고 대거 티후아나로 집결하면서 국경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라반을 가리켜 “침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백악관은 망명 신청 절차를 거치는 이민자들이 심사 기간에는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입안했다.
국경 통제는 이민자만이 아니라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양측 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후안 마누엘 가스텔룸 티후아나시장은 이날 “티후아나 주민 다수가 날마다 미국을 방문해 업무를 보고 공부를 한다”라며 “이민자 문제가 국경 너머 이웃과의 관계를 훼손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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