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안 북서부 반군 지역에서 활동하며 내전의 참상을 고발해온 시리아 언론인 2명이 피살됐다.
시리아기자협회는 23일(현지시간) 북서부 이들립주에서 활동해 온 언론인 라에드 파레스(46)와 하모드 즈나이드(38)가 이날 오전 이들립주 남부 카프르나벨 구역에서 무장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카프르나벨의 한 거리에서 무장 괴한들은 밴을 타고 이동하면서 파레스와 즈나이드를 저격한 뒤 달아났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집단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파레스는 알 아사드 정권의 폭정과 급진 반군 세력의 폭력을 모두 비판해 온 언론인으로 2013년부터 이 지역에서 독립 매체인 ‘프레시 라디오’를 진행하며 시리아인들이 내전으로 겪는 고통을 외부에 알려왔다. 이들립은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비롯해 다양한 ‘성전(이교도를 겨냥한 이슬람의 종교전쟁)주의’ 조직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역이다. 파레스는 최근 미 일간지 워싱턴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2014년 반군 세력으로부터 가슴에 총격을 당하기도 했고 알카에다에 네 차례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으며 폭탄 테러 위협도 여러 차례 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만 대표는 "파레스와 즈나이드는 반군, 특히 성전주의 조직의 인권침해나 민간인 억류를 비판하는 활동으로 유명했다"고 설명했다.
파레스의 죽음에 대해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국민들의 더 나은 미래와 평화를 위해 싸웠던 용감한 활동가였던 파레스의 사망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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