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ㆍ토트넘)에겐 휴식이 ‘보약’이었다.
손흥민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와 홈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9분 환상적인 원더골을 터뜨렸다.
팀 동료 델리 알리(22)의 침투 패스를 받은 그는 하프라인부터 약 50m를 홀로 질주해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 조르지뉴(27)를 허수아비로 만든 뒤 깔끔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지난 1일 리그 컵 웨스트햄전 이후 24일 만에 터진 시즌 3호 골이자 정규리그 마수걸이 득점이다. 3-1로 이긴 토트넘은 첼시의 무패 행진(8승4무)을 저지하며 3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올 여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 차출돼 살인 일정에 허덕였다. 그러나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의 약속에 따라 이번 달 국가대표 평가전에 뽑히지 않으며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첼시전에서 왼쪽 측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몸놀림이 가벼웠다. 전반에도 두 번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슛이 골문 위로 떴고 하나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후반에 기어이 통쾌한 골을 작렬해 건재함을 알렸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20골), 레버쿠젠(29골), 토트넘(50골)까지 프로통산 99골을 기록해 100호골 달성도 눈 앞에 뒀다.
경기 뒤 그는 “오랜 기간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드리지 못해 동료, 팬들에게 미안했다”며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친 것 같다. 우리 모든 선수의 경기력이 최고였다. 믿을 수 없는 밤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은 손흥민의 ‘옐로킬러’ 본능이 또 발휘됐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손흥민은 그 동안 도르트문트(독일), 유벤투스(이탈리아), 아포엘(키프로스), 왓포드ㆍ브라이턴 호브 앨비언(이상 잉글랜드) 등 노란 유니폼을 입은 팀을 만났을 때 유독 골 폭풍을 몰아쳐 화제를 모았다. 첼시는 홈 유니폼이 파란색이지만 이날은 원정이라 상하의 모두 노란 유니폼을 입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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