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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이준호 연구원 ‘머크 생명과학상’ 아시아 최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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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이준호 연구원 ‘머크 생명과학상’ 아시아 최초 수상

입력
2018.11.25 11:30
수정
2018.11.25 19: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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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암 연구로 최종 우승

유니스트 이준호(오른쪽) 연구원과 권혁무 교수
유니스트 이준호(오른쪽) 연구원과 권혁무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준호 연구원이 한국인 최초로 ‘머크 생명과학상(Merck Life Science Award)’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선도적 과학기술 기업으로 알려진 머크의 생명과학상 수상자 배출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머크 생명과학상은 생체물질 분리기술(Bioseparations), 식음료 안전(Food&Beverage safety), 종양생물학(Tumor biology) 세 분야에서 박사 이후 연구원 3년차 이하의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이준호 연구원은 이 가운데 종양생물학 분야에서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ㆍ간암)’ 연구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머크 한국지사 측은 “이준호 연구원은 암과 관련된 종양생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탁월한 연구와 발전을 이뤄냈다”며 “한국인으로서 처음 수상 후보에 오른 동시에 곧바로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한국 종양생물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고 평가했다.

2010년 UNIST에 입학한 이준호 연구원은 학부 2학년부터 권혁무 교수팀에 합류했다. 당시 학생 인턴이었지만 연구에 적극 참여하고 스스로 실험을 설계하기도 했다. 이번에 수상한 ‘간암에서 톤이비피(Tonicity-responsive Enhancer-Binding Protein, TonEBP) 단백질의 발현이 높다’는 연구도 4년 동안 파고 든 결과다.

권혁무 교수는 “이준호 학생에게 ‘간암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라는 큰 주제를 제시했더니 9개월이 걸리는 실험을 설계해 왔다”며 “아이디어가 좋았고 실험도 꼼꼼하게 진행해 간암 치료나 진단에 톤이비피 유전자를 활용할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톤이비피(TonEBP) 유전자는 신장에서 소변의 양을 정밀 조절하거나, 병균에 감염됐을 때 염증을 일으켜 몸을 보호한다. 이 연구원은 연구에서 ‘간암 환자에서 이 유전자(TonEBP)의 발현이 눈에 띄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추가로 간암의 진행 단계에서 톤이비피 유전자가 영향을 주고받는 다른 단백질도 찾아냈다.

그는 “톤이비피 유전자의 발현량을 보고 간암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이 유전자를 억제해 간암 재발과 전이를 막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의약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연구내용을 높이 평가한 만큼 상용화 가능성도 클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현상의 근본적인 걸 밝혀내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며 “난치병을 치료하는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 인류의 건강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간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정복하려면 기초과학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머크는 올해 창립 350주년을 맞은 의료ㆍ생명과학 및 성능소재 분야 세계적 과학기술 기업으로 2016년부터 연구ㆍ혁신을 조장하기 위해 생명과학상을 수여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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