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13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날 오후 11시 17분쯤 조사를 마친 이 지사는 “검찰이 답을 정해 놓고 수사하지 않았길 바란다”며 “도정에 더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친형 강제입원’ 의혹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에 대해 “고발당했으니 당연히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아내 김혜경씨 측 변호인이 제기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 조사와 관련 “(아내) 변호인 입장에서는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그 계정이 아내 것인지 따져보는 게 무이기 때문에 그렇게 의견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을 공유하고 모니터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다”고 말해 자신의 아내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의 연관성을 재차 부인했다.
이 지사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등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 “형수님과 조카가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자신이 성남시장이다 보니 정치적 공격을 받아 형님의 치료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정치권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날 포토라인에 선 이 지사는 “(형님 입원은) 형수님이 강제입원 시킨 것”이라며 “저는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 행동으로 시민과 공직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판단,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 밖에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형님은 안타깝게도 90년대 중ㆍ후반 조울증으로 실제 치료도 받았다”며 “증세가 날로 악화돼 시민과 공직자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친형이) 정신질환 여부를 진단하던 중 정치적 문제제기, 정치적 공격 때문에 사실상 중단하게 됐다”며 “그때 진단 절차를 계속 했어야 했는데, 어머니와 가족들 모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형이라는 이유로 해야 할 일(진단)을 안 해서 정신질환이 더 악화돼 결국 형수와 조카가 강제입원 시킨 것”이라며 “제가 시장이 아니었다면, 법 절차에 따라 진단했을 것이고, 정신질환 판명 후 치료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당한 행정이 정치에 의해 왜곡된 것이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간 경찰 수사를 비판한 데 대해서는 “검찰이 잘 판단할 것”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데, 시장의 형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게 되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강제입원 지시를 어긴 보건소장 부당 인사 의혹에 대해서는 “정기인사였다”고 잘라 말했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 메일 아이디(ID)와 동일한 ID에 대해서는 “집에서 나왔다는 것은 포털 ID 아니가. 그게 무슨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 직접 관련이 있나”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 드려 도민들께 실망시켜 드려 송구스럽다”며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 그 진상을 밝히고 부당한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불가피한 행동으로 여겨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선거법 이 지사의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당시 보건소장과 공무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 지사의 지시를 거부하자 강제 전보됐다는 진술과 이 지사가 친형의 입원 절차를 재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주에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씨와 재선 씨의 딸과 강제입원을 놓고 통화한 녹음파일이 유출된 바 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외에 과거 검사를 사칭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고도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수익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확정된 것처럼 선거 공보물에 담는 등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 받은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일베 가입’ 등 3건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부선씨는 지난 20일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 지사가 출석한 성남지청 앞에는 그의 지지자들과 보수세력 수 백여 명이 결집해 장외전을 펼쳤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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