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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면인식 시스템 오작동에 대기업 CEO ‘공개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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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면인식 시스템 오작동에 대기업 CEO ‘공개망신’

입력
2018.11.2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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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광고 사진을 무단횡단자로 잘못 인식

시내 대형 광고판에 대문짝만하게 등장

경찰 “업그레이드로 오류 줄이겠다” 사과

중국 저장성 닝보시의 한 대형 전광판에 실린 둥밍주(오른쪽 상단) 거리전기 회장의 얼굴. 안면 인식 카메라가 버스 광고 속의 얼굴 사진을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로 잘못 인식하는 바람에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저장성 닝보시의 한 대형 전광판에 실린 둥밍주(오른쪽 상단) 거리전기 회장의 얼굴. 안면 인식 카메라가 버스 광고 속의 얼굴 사진을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로 잘못 인식하는 바람에 생긴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안면인식 시스템의 오작동 때문에 ‘무단횡단자’로 인식돼 시내 전광판에 대문짝만하게 등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계 최고의 안면인식 기술을 자랑해 왔던 중국에서 웃지 못할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한 대형 전광판에 세계 1위 에어컨 제조업체인 거리전기(格力电器)의 여성 CEO인 둥밍주(董明珠) 회장 얼굴이 갑자기 띄워졌다. 닝보시 경찰은 시내 곳곳에 설치된 안면인식 카메라를 이용해 무단횡단자를 적발, 해당 인물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전광판에 공개하는 이른바 ‘창피주기식 처벌’을 하고 있는데, 둥 회장의 얼굴이 버젓이 나온 것이다. 둥 회장으로선 망신을 톡톡히 당한 셈이다.

그러나 당시 둥 회장은 무단횡단을 하지 않았고, 현장에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면인식 카메라가 포착한 것은 다름아닌 거리를 지나가는 버스 광고에 실린 그의 얼굴 사진이었다. 광고 사진 속 인물을 실제 보행자로 착각하는 오류를 일으켰던 것이다. 낭보시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곧바로 잘못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감시 시스템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철저한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둥 회장은 1990년 거리전기 말단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거듭, 급기야 2012년 5월 CEO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중국에선 ‘철의 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1위’에 뽑혔고, 중국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중국에선 상당수 도시가 안면인식 기술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 신원을 확인한 뒤, 대형 전광판에 얼굴을 공개하거나 경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시민들의 무단횡단이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2015년 중국인 누구의 얼굴이라도 3초 안에 90% 정확도로 식별하는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중국 대기업인 거리전기의 둥밍주 회장이 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대기업인 거리전기의 둥밍주 회장이 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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